[제주愛 빠지다]수타명가 지흥선·양진경씨

[제주愛 빠지다]수타명가 지흥선·양진경씨
"욕심 버렸더니 기회의 땅이 되더라"
제주서 초심… 제2의 성공 인생
  • 입력 : 2015. 05.01(금) 00:00
  •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제주에서 제2의 성공인생을 살아가는 '수타명가'의 양진경·지흥선 부부.

"공기 좋지, 물 좋지, 산 좋지, 인심도 좋다."

제주의 무엇이 좋으냐 물었더니 돌아온 지흥선(44·수타명가 대표·경기도 출신)씨의 대답이다.

외지인들의 으레적인 말이기에 예의상 한 대답이려니 여기고 웃음으로 화답했더니 "어, 왜 웃으세요"라며 도리어 타박을 준다. 옆에서 아내 양진경(43·충청도 출신)씨가 "(그렇게)남편은 제주도를 진짜 좋아한다. 절대 제주도를 포기못하는 사람"이라며 거든다.

이렇게 제주 자연의 혜택에 빠져 지씨의 '제주 앓이'는 시작됐다. 그리고 이젠 제2의 고향이 됐다.

지씨는 13년전인 서른 즈음, 제주에 왔다. 17살때 중식업에 발을 담가 20대에 일찍 성공한 지씨는 건축업으로 쓰디 쓴 실패를 맛보며 그야말로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남을 잘 믿고 '퍼주길(그의 말을 빌려)' 좋아하는 그의 성격이 한 몫했다.

20대에 성공·실패 산전수전 겪어

방황 끝에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몸을 피하다시피 홀로 떠나온 곳이 추자도였다. 지인인 선장의 권유로 배를 탄지 1년. 지씨는 "여기서 이 고생하는데 어디가서 뭘 못하겠냐"는 오기가 생겼다고 했다. 이후 지씨는 초심으로 돌아가 중문의 한 중식집에서 배달일을 하며 가족들을 제주로 불러들였다. 다시 본업인 요리사일을 하면서 적지 않은 보수를 받았지만 전세 80만원의 작은 집에서 살면서 씀씀이를 줄였다. 재기를 위해서다.

그러다 3년전 애월읍에 정착했다. 지씨 부부가 운영하는 '수타명가'는 요즘엔 쉬이 볼 수 없는 손맛이 담긴 수타짜장면 인기에 맛집 반열에도 올랐다.

성공과 실패, 그리고 제주에서의 재기와 제2의 성공. 그는 제주를 '기회의 땅'이라고 했다. "제주에서 성공한 것은 마음의 안정을 가진 것 그거 딱 하나다. 예전에 미국을 기회의 땅이라고 했는데 제주에서 그런게 보였던 거다. 나에겐 기회였던 거다."

양씨도 "제주가 우리와 맞았던 것 같다. 집도 사고, 재산도 다시 불리고 이루고자 한 것을 제주에서 다 이룬 셈"이라며 흐뭇해했다.

조금 살만해지니 다시금 지씨의 '퍼주는' 버릇이 고개를 들었다. 지나가는 학생들만 보이면 짜장면을 먹고 가게 했다.

지씨는 "그렇게 하면 아이들이 매일 올 것 같죠? 안그런다. 몇 번 그냥 오던 아이들이 나중엔 부모님과 함께 오더라. 아이들의 마음이 좋지 않느냐"며 미소지었다. 선의의 베품이 생각지 못한 '정'으로 되돌아온 것이다.

지씨는 2년전부터는 주기적으로 두달에 한번씩 지역 요양원 등에서 봉사활동을, 개업 기념일에는 저렴한 가격에 짜장면을 판매해 수익금을 불우 이웃에게 기부하고 있다. 제주와 제주사람들로부터 받은 '정'을 지금 지씨는 다시 되돌려주고 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6796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