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환경수도'와 반대로 가는 제주도

'세계환경수도'와 반대로 가는 제주도
연안 어장복원 연구비 1900만원 vs 관광낚시터 조성 2억원
  • 입력 : 2012. 12.11(화) 00: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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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조간대 탐사대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도내 마을어장과 조간대 해양생태계를 조사한 결과 제주 본섬의 연안(③옹포리, ④금등리)은 해양생태계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본섬 주변(①차귀도, ②우도)은 톳과 소라, 성게 등이 집단으로 서식하는 등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한라일보 DB

기후변화와 하천정비, 해안도로 개설 등 대규모 육상개발로 인해 제주연안의 황폐화가 가속되고 있다. 이같은 개발이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조사 및 집중호우시 하천을 따라 바다로 일시에 유입되고 있는 토사의 침강속도 및 이동경로, 영향 범위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가 무엇보다는 시급한 실정이다.

하지만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연안 생태계환경 훼손을 가속화할 수 있고 특정인과 단체에만 혜택이 돌어가는 개발사업 지원에만 치중하고 마을어장생태계 복원 방법을 찾기 위한 연구지원은 홀대하고 있다.

본보 조간대 탐사대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년동안 걸쳐 도내 마을어장과 조간대의 해양생태계를 조사한 결과 제주 본섬의 연안지역은 톳 등 유용 해조류의 암반부착과 서식을 방해하는 유무절석회조류와 거품돌산호, 말미잘류 등이 빠르게 확산돼 해양생태계가 심각하게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제주 본섬 주변에 위치한 우도와 차귀도 연안에는 톳과 소라, 성게 등이 집단으로 서식하는 등 제주연안 생태계와는 다른 양호한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조사결과로 볼 때 제주연안어장 생태계변화는 기후변화에 따른 수온상승으로만 나타나는 현상으로 간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판단을 하고 있다. 즉 수온상승 이 외에도 초식동물 증가, 태풍이나 풍랑 등 강한 외력에 의한 영향, 육상양식장의 밀집으로 인한 배출수의 영향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도내 중산간에서 진행되는 도로확장이나 배수로 정비 등으로 인한 흙탕물의 과다유입은 연안 생태계의 낮은 수심에 서식하는 생물에게 생리적 스트레스를 주고 있어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은 이에 따라 내년부터 도내 하천정비와 해안도로 개설 등 연안 개발이 주변 마을어장에 미치는 영향과 자연적 어장생태계로 복원방법을 찾기 위한 본격적인 연구를 추진키로 하고 예산반영을 요구했으나 제주도 예산 부서에서는 고작 1900만원만 계상했다.

반면 제주도는 내년도 예산안에 특정인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추자도 참다랑어 양식 사업 관련 사업비 6억5000만원과 특정단체에 지원하는 '관광낚시터' 조성사업 예산 지방비 2억원(보조율 90%)을 계상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김명만) 강경식 의원은 10일 제주도 해양수산국 소관 2013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최근 갯녹음 현상 등에 대한 연구사업이 필요하다. 죽어가는 바다를 살리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오히려 바다를 파괴하는 사업에 제주도가 나서는 이유가 뭐냐"고 질타했다

한 해양생태환경 전문가는 "제주바다를 복원하는 사업에 우선 순위를 둬야 하는데 눈앞의 이익때문에 바다를 이용하는 사업에만 치중하고 있다"며 "눈앞에 보이는 단편적인 개발이나 지원투자보다 궁극적으로 환경개선사업을 병행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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