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뿌연 먼지처럼 보이는 꽃가루가 공중에 날리고 있다
삼나무 꽃가루 등 항원 지목…알레르기질환 수진율 높아우도 첫 전수조사 실시 예정초등생 2~3년간 추적 조사도
앞다투어 봄꽃이 피어나는 계절이다. 꽃들이 뿜어내는 빛깔과 모양에 눈이 즐거울 때이지만 알레르기질환으로 고통을 겪는 이들이 있다. 원인중 하나가 꽃가루이기 때문이다.
제주는 삼나무 꽃가루를 빼놓을 수 없다. 주로 감귤나무 방풍림으로 심어진 삼나무의 꽃가루는 알레르기비염, 아토피피부염, 천식을 일으키는 주요 항원으로 알려져 있다. 2월중순부터 4월초까지 삼나무 화분이 날리는 무렵이면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야외 활동을 자제하라는 정보가 제공된다. 일본에서는 인구의 약 10%가 삼나무 꽃가루 알레르기를 일으켜 꽃가루 비산량이 예보되고 있을 정도다.
그동안 삼나무 꽃가루 등으로 인한 알레르기질환에 대한 대처는 소극적인 편이었다. 아토피피부염, 알레르기비염 진단 경험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곳이 제주이지만 당장 생명에 위험을 안기는 질병이 아니라는 이유 등으로 소홀히 다뤄졌다.
이같은 현실에서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환경보건센터(센터장 홍성철 교수)가 설치됐다. 2008년 8월의 일이다. 환경부 지원 등을 받아 환경보건센터가 들어선 지역은 전국 12곳에 이른다. 제주대처럼 대부분 대학병원과 연계됐다.

▲제주대 환경보건센터 연구원이 삼나무 꽃가루를 관찰하고 있다. /사진=강경민기자
제주대는 아토피피부염, 알레르기비염 등 알레르기질환을 다룬다. 주요 사업으로 제주지역의 특정 환경요인과 환경성질환간 상호작용 연구, 제주도 기후변화와 아토피질환과의 관련성 연구, 환경성질환 모니터링과 고위험군 등 DB구축, 아토피질환 상담요원 양성과 같은 예방 교육 등이 꼽힌다. 제주·서귀포보건소 옥상에는 화분 채집기가 연중 가동되고 있다.
이중엔 도내 초등학생 대상 동일인에 대한 추적조사가 포함됐다. 초등 2개교는 2009년에 이어 올해 5월에 3년 간격 추적조사를 진행할 예정이고, 6개교는 2010년에 이어 오는 10월쯤 2년 간격 추적조사를 실시한다. 이같은 연구는 제주의 환경요인과 질환간 관련성 규명만이 아니라 성장단계별 발현 양상 파악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6월쯤에는 우도지역 전수 조사를 처음 실시한다. 우도 주민 1550명중 1000명을 목표로 전수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우도는 감귤 농사를 짓지 않는 섬으로 삼나무로 인한 알레르기 질환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어 제주지역과 대조되는 역할을 하며 그간의 연구를 뒷받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환경보건센터의 이혜숙 학술연구교수는 "알레르기질환에 대한 올바른 정보 전달을 통해 예방 관리를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며 "아토피피부염 등은 인체에 치명적이지 않지만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조사 연구와 예방 활동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