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보전지역인 제주곶자왈에 대한 재정비 용역결과가 제시됐다. 이번 용역의 핵심인 생태계 등급조정 결과, 기존에 비해 상향 조정된 면적보다 하향조정된 면적이 더 많게 제시돼 곶자왈 보전·개발에 대한 논란이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비판은 26일 열린 토론회에서도 강하게 제기돼 어떤 형태로 보완대책이 마련될지 주목되고 있다.
▶용역결과=지난 1995년 첫 조사 이후 10여년만에 실시된 이번 용역은 관리보전지역 대상 1천3백5㎢ 가운데 1백10㎢(제주도 전체면적의 10%)에 이르는 제주도내 곶자왈 전역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지질·식물상 등을 중심으로 곶자왈지역 현황에 대해 조사하고 보전지구 등급조정, 관리방안 재검토, 민원 제기지역에 대한 조정 등을 포함하고 있다.
용역진은 식물분야의 경우,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동·식물 2등급 식물 중 개가시나무, 솔잎난, 으름난초 등 3개 종을 확인했으며 제주특별자치도 자연환경조례에 의한 희귀및 멸종위기식물인 빌레나무, 붓순나무, 제주고사리삼과 제주특산식물인 가시딸기, 섬오갈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질분야의 경우 투수율 조사에서 1등급 지역이 49.4%, 2등급 지역이 22.3%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관리방안과 관련, 현재의 지하수자원, 생태계, 경관보전지구의 관리보전지구체제를 유지하는 방안과 3개 지표별 가중치를 적용해 통합지구 및 등급설정하는 방안 등 2개의 제안을 제시하고 장단점을 분석한 결과 당분간 현재의 관리보전지구제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시했다.
다만 관리보전지역 전체에 대한 조사·분석과 민원지역 사례분석을 반영해 관리방안의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토론회=최종 보고회에 이어 열린 토론회에서는 곶자왈의 특성을 무시한 채 기존의 기준만을 갖고 등급을 조정했으며, 투수율이 높게 나타난 곶자왈 지하수 특성도 등급조정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이번 용역의 배경과 목적과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됐다.
곶자왈사람들의 송시태 대표는 "민원을 해소하기 위한 요소가 가미가 돼 있는 것 같다"며 "희귀식물 조사 등을 토대로 한 등급조정이 떡반 나누기식이 아닌 제주지역 희귀보존식물에 대한 정밀한 접근이 요구된다 "고 지적했다. 송 대표는 "곶자왈 지역이 투수율이 높다는 것은 지하수 함양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등급을 상향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김효철 곶자왈사람들 사무처장은 "용역자체가 갖고 있는 기본적 배경과 목적에 부합하는용역이 돼야 하는데 용역결과는 당초 기대에는 못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용역결과를 보면 현황을 재조사하는 수준에 불과하며 곶자왈 보전에 대한 제주도의 의지가 실망스럽고 부실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 국장은 "과업지시서상에 제기된 과제와 용역취지와 배치되며 기존 등급분류 기준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학모 제주환경연구센터 사무국장은 "지하수 부분 내용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제시하고 있는 관리방안으로 두가지를 들고 있으나 그 밑바탕에 깔고 있는 이유와 지표설정 등이 제대로 설정되지 않아 대안으로서의 가치가 없는 것같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용역진은 토론자들의 문제 제기에 일부 동의하면서도 이번 용역이 보전지구 전체가 아닌 곶자왈 지역만을 한정시켜 이뤄진 원인과 예산, 조사시기상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강시영기자 sykang@hall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