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觀] 끼니를 위하여

휴가라는 이음절의 단어는 강력하다. 그저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두근거리고 계획을 세우는 모든 순간이 달콤하게 느껴진다. 지금 나의 고단한 일상을 벗어나는 시간, 처리해야 할 일들과 지켜야 할 약속들을 유예할 수 …

[영화觀] 순간을 믿어요

언젠가 먼지 쌓인 앨범을 뒤적이다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찍은 사진을 다시 보게 됐다. 나는 지금의 나와 닮은 꼬마였고 대부분의 사진 속에서 엄마에 기대어 서있거나 엄마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꼬마 곁에 있거나 그를 바라…

[영화觀] 뷰티풀 히어로

, 등의 작품으로 잘 알려진 드니 뵐뇌브 감독의 이 드디어 극장에서 공개되었다. SF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휴고 최우수장편상을 수상한 프랭크 허버트의 방대한 원작을 각색한 드니 뵐뇌브의 영화 은 그야말로 대하SF의 서막을 …

[영화觀] 나의 뒤에서

무언가 힘에 부치고 어려운 일에 맞닥뜨렸을 때 생각한다. 지금의 나 혼자 온전히 이 일을 감당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나들이 모여 지금의 난관을 함께 헤쳐 나갈 것이라고 그러니 너무 걱정은 하지 말자고. 과거는 흑역사와 …

[영화觀] 두 번째 스무고개

누구의 삶에도 정답은 없지만 유독 내 인상에는 오답이 많은 것 같다고 느낄 때가 있다. 나는 왜 문제를 잘못 이해하고 남들과 다른 답을 내놓을까 자책하며 무너져 내릴 때, 네 답이 맞는 거라고 틀린 너도 이상하지 않다고 말…

[영화觀] 꿈을 모아서

꿈은 희망일까 절망일까, 욕망일까 원망일까. 어떤 꿈은 합당하고 어떤 꿈은 부당한가. 꿈의 기한은 스스로가 정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아니면 누구라도 붙잡고 아직도 꿈 꾸는 중인 것이 맞는지 물어봐야 하는 것일까. 주식 부…

[영화觀] 별이 지는 하늘, 영화가 뜨는 바다

무언가를 좋아하게 되면 어딘가로 가게 된다.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은 콘서트가 열리는 공연장을 찾고 책을 좋아하는 이들은 서점과 도서관으로 향한다.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은 코로나 시국임에도 불구하고 주기적으로 극장…

[영화觀] 가족 시네마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은 참이다. 무더위가 물러가고 곡식과 과일이 무르익는 계절에 찾아오는 명절은 풍요롭고 또 아름답다. 세계 어느 곳과 견주어도 바꾸지 않을 만큼 높고 푸른 가을 하늘과 거짓말처…

[영화觀] 이번 역은 이수경입니다

9월 15일 추석을 앞두고 개봉한 이장훈 감독의 영화 '기적'은 명절에 잘 어울리는 따뜻한 가족 영화다. 기차가 서지 않는 마을에 간이역을 만들기 위한 소년의 간절한 노력과 그를 둘러싼 선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1986년 시골 마을…

[영화觀] 괴물들이 사는 나라

넷플릭스 오리지널 6부작 시리즈로 공개된 'D.P.'가 연일 화제다. 6부작 드라마라기보다는 6편의 중편 영화라는 호평이 있을 정도로 개별 에피소드의 완결성 및 완성도가 돋보이는 'D.P.'는 이야기와 연출의 호흡, 영상과 음악의 조…

[영화觀] 스타 이즈 본

청춘은 여름과 같고 스타는 그 여름의 별처럼 빛난다. 세상에는 시선을 사로잡는 미남미녀도 많고 훌륭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아름다운 외모와 뛰어난 연기력을 갖춘 사람은 청춘스타가 되는 것일까. 그…

[영화觀] 어떡하지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요즘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푹 빠져 지내고 있다. 헤어진 연인들이 자신의 연애 이력을 숨긴 채 다른 커플들과 함께 한 집에서 지내는 '환승연애'와 이혼한 남녀가 데이트 기간을 거친 후 동거를 선택해 함께 사는 시간을 가…

[영화觀] 모가디슈에 두고 온 것

팬데믹 시국의 여름 극장가에서 선전 중인 '모가디슈'는 영화가 끝나자마자 관객의 입에서 '웰메이드네!'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완성도 높은 영화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군함도', '베를린', '베테랑' 등 대작 영화를…

[영화觀] 우리의 자리를 채워 갈게요

올여름 극장가를 찾은 두 편의 영화 마블의 블랙 위도우와 국산 판타지 액션 방법: 재차의에는 유능한 여성들의 매력이 넘쳐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영화 속의 여성 캐릭터들은 ㄷ매우 뛰어난 능력과 함께 포기하지 않는 열정…

[영화觀] 오늘과 다른 내일

강유가람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우리는 매일매일'은 90년대 말 함께 페미니즘을 외쳤던 친구들의 지금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페미니즘. 아니 이 말이 왜 이리 어떤 버튼을 누르는 말이 되어 버린 것일까. 2021년 상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