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觀] 다시 만날 세계

좋은 책을 읽으면 선물하고 싶어진다. 책 선물은 어렵다는 말들이 많지만 가끔은 그 모험에 확신이 들 때가 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은 것을 선물하고 싶은 마음. 어쩌면 우리는 그 마음 덕에 세상을 좀 더 좋게 볼 수 있지 않…

[영화觀] 시와 산책

얼마 전 아름다운 책을 읽었다. 한정원 작가의 '시와 산책'이라는 산문집이었는데 글들이 맑고 단정해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누군가가 이른 아침의 수고로 떠온 달고 찬 물을 마시는 것 같은 상쾌한 기분이 드는 귀한 시간을 …

[영화觀] 친구라도 될 걸 그랬어

폭주하는 10대들의 이야기'박화영'을 만든 이환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어른들은 몰라요', 10대들의 감정 서사를 사실적으로 구현한 '애드벌룬'이란 단편을 만든 이우정 감독의 첫 번째 장편 '최선의 삶'은 다시 10대의 삶을 정면으…

[영화觀] 이야기의 골목

김종관 감독의 영화 '아무도 없는 곳'을 종로에 있는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 보았다. '아무도 없는 곳'은 서촌과 남산, 광화문과 종로 등 서울의 한 복판을 영화 속에 담아낸 바 있는 김종관 감독의 공간성이 여전히 …

[영화觀] 마음은 잘 다녀왔습니다

얼마 전 쌀국숫집에서 급하게 저녁 식사를 했다. 일교차가 크던 봄날이었고 뜨거운 국물이 좀 필요했다. 보려고 했던 영화의 러닝 타임에 맞춰서 극장 근처에서 빨리 먹을 수 있는 음식점을 찾다가 고른 음식이 쌀국수였다. 뜨…

[영화觀] 싫은 나 좋은 나 이상한 나

백은선 시인의 산문집 '나는 내가 싫고 좋고 이상하고'의 서문의 마지막에는 '보세요 나의 우울을'이라고 쓰여 있다. 심지어 그 문장 전에는 '봐도 좋고 안 보면 더 좋다고' 쓰여 있어서 보면 안 좋다는 그 우울을 굳이 확인하고 …

[영화觀] 문소리가 들릴 때

'소통과 거짓말', '해피 뻐스데이'를 통해 독립영화와 통속극의 한계를 끝까지, 온몸으로 체험한 결과물을 내어 놓았던 이승원 감독의 작품 '세자매'는 그의 전작들과 결을 같이 하면서도 전혀 다른 느낌이 나는 작품이다. 전작…

[영화觀] 눈 가리고 용기

시즌2까지 방영되며 뜨거운 화제성과 함께 높은 시청률을 올리고 있는 드라마 '펜트 하우스'를 보지 않고 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도저히 보지 못하고 있다. 시즌1이 시작했을 때 호기심에 몇 화를 봤다가 그만 경악을 하고 말…

[영화觀] 명백한 멋

뮤지션 겸 작가인 요조가 최근 펴낸 에세이 '실패를 사랑하는 직업'은 예술가로 살아가는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덤덤하게 시작해 결국은 부푼 심장과 떨어지는 땀방울로 마무리되는 그녀의 취미 '러닝'처럼 …

[영화觀] 예리하고 믿음직한

올봄 극장가 최고의 화제작은 단연 '미나리'다. 영화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인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인 영화로 한국인의 가슴에 아메리칸드림이 움트던 시절, 낯선 땅에 뿌리내린 한인 가족의 절망과 희망을 풍경을 그리듯 …

[영화觀] 유년의 집

강화길 작가는 이를테면 '고딕 스릴러'라고 불려도 무방할 장르적 색채가 강한 이야기를 쓰는 소설가다. 여성 작가인 그가 그려내는 여자의 시간과 공간들은 때론 무섭고 가끔은 아프며 그 시공간에서 태어난 이야기들은 익숙…

[영화觀] 가족의 방향

5인 이상 집합 금지가 지속되고 있다. 예외 조항도 있다지만 시국이 뒤숭숭하다 보니 누군가를 만나는 일이 영 까다롭고 찜찜하다. 당연히 가족이라고 숫자의 예외가 되지는 않는다. 코로나19 시국의 사회적 거리 두기는 이제 이…

[영화觀] 어린이라는 세계

2월 초, 글로벌 OTT 플랫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 영화 '승리호'가 화제다. '승리호'는 먼저 240억원이라는 제작비가 투입된 국내 최초의 우주 배경 장르물이라는 데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졌다. '스타워즈'나 '스타트렉…

[영화觀] 당신이 불러주는 나의 노래

JTBC의 음악 예능 프로그램인 '싱 어게인'이 대중들로부터 주목과 사랑을 받고 있다. 수치로 가늠할 수 있는 환대의 지표인 본 방송의 시청률이 10%를 넘겼으니 굉장히 많은 시청자들이 이 방송을 기다리고 있다는 증거가 되겠다. …

[영화觀] 첫 번째 춤은 나와 함께

며칠 전 '코로나 사태가 완화되지 않자 초중고 졸업식이 줄줄이 비대면으로 전환되고 있다. 마지막을 장식해야 할 졸업식마저 비대면으로 전환되어 아이들의 아쉬움은 늘어나고 있다.'는 뉴스를 보았다. 아, 벌써 졸업식 시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