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정해진 시간 동안 정해진 거리를 달리는 기록 경기인 육상, 그중에서도 단거리 경기는 수많은 스포츠 중에서도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승부가 결정되는 종목이다. 채 1분이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출발선에 섰던 모든 선…
[한라일보] 대개 후회는 결정보다 쉽기 마련이다. 장고 끝에 선택한 길 앞에서 발이 떨어지지 않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다. 내가 가는 이 길이 맞는 길인지, 가도 되는지는 그 길을 스스로 걷기 시작해야만 알 수가 있다. 길을 …
[한라일보] 우주를 지키던 친구들이 이별을 고하러 왔다. 마블의 화려하고 근사한 영웅들 중에서 유독 허술하고 엉뚱한 아웃사이더들이었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가 3편으로 울퉁불퉁하고 울렁울렁 대던 그들의 여정…
[한라일보] 무언가를 해내고 싶은 마음은 어떻게 꿈틀댈까. 우리는 그 마음의 형상을 알아내기 위해 수도 없이 시도한다. 어떤 마음들은 어느 정도 뭉쳐져 희미하게나마 형체를 갖추기도 하고 어떤 마음들은 입자도 분간할 수 …
[한라일보] 어린 시절에는 용돈이 생기면 책을 샀다. 아동 문학을 사던 초등학교 시절을 지나 중학교 때부터는 영화 잡지를 사서 읽고 모으곤 했다. 용돈이 부족할 때는 책 대여점에서 빌려 봤는데 인기가 많은 책이나 잡지일 경…
[한라일보] 스포츠 경기에는 오디션과는 다르게 심사위원이 없다. 관객들은 각 종목의 룰을 정확히 알지 못하더라도 눈앞에 드러나는 승부를 판별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다시 말해 스포츠 경기는 세상의 많은 쇼들 중 가장 …
[한라일보] '길복순'의 세상은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 곳이다. 자신을 사랑하거나 혹은 타인을 자신만큼 사랑하거나 그렇지 않다면 사실 살아 있다는 것이 죽음보다 나을 리 없지 않겠냐는 전언, 사랑을 숨기거나 사…
[한라일보] 매일 만나던 절친이 어느 날 갑자기 절교를 선언했다. 이해할 수도 없고 받아들일 수도 없는 마음은 호기심과 의구심으로 새카맣게 얼룩져 타 들어간다. 우리가 왜, 당신이 왜 그리고 내가 왜. 대체 나만 모르게 무슨 …
[한라일보] 슬픔에 대해서는 공부해야 한다. 우리의 생에는 자주, 덜컥 슬픔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슬픔의 방문을 막을 도리는 없다. 문을 걸어 잠그고 있어도, 방 안에 웅크리고 슬픔을 외면하려 해도 찾아온 슬픔은 쉽게 떠나…
[한라일보] 사람이 태어나서 혈연이 아닌 가장 가까운 관계를 맺는 최초의 타인을 우리는 친구라고 호명할 수 있을 것 같다. 놀이터에서 흙장난을 함께 하고 유치원에서 낮잠을 함께 자고 학교 입학식에서 우연히 내 옆에 서 있…
[한라일보] 소파에 앉은 거구의 남자가 게이 포르노를 보며 자위행위를 한다. 보통 거구가 아니다. 자신이 앉은 소파가 좁아 보일 정도고 자위 행위 자체가 불가능해 보일 정도이다. 그의 쾌락을 향한 시도는 실패로 돌아간다. …
[한라일보] 아직 고등학생이다. 졸업 전이고 실습을 나왔다. 콜센터이지만 대기업이라고, 좋은 취직 자리라는 말에 들뜬다.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치는 흉내를 내며 활짝 웃는다. 소희의 처음은 그랬다. 어떤 일이든 벌어질 것을 …
[한라일보] 겨울의 막바지였던 지난 주말에는 가족 여행으로 수안보에 다녀왔다. 온천이 유명한 곳 정도로만 알고 있었던 곳인데 막상 가보니 제천과 단양, 충주의 다양한 관광명소들을 오가기 적합한 곳이기도 했다. 청풍명월…
[한라일보] '위플래시'와 '라라랜드'로 평단과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신작 '바빌론'은 여러모로 실패작에 가깝다. 3시간이 훌쩍 넘는 러닝타임은 난잡하고 장황하며 구구절절한 데다 엔딩에 이르면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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