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제주인] (17)삼일회계법인 제주모임

[우리는 제주인] (17)삼일회계법인 제주모임
“형·동생처럼 서로 아끼며 정 나눕니다"
  • 입력 : 2024. 02.02(금) 00:00  수정 : 2024. 02. 04(일) 09:39
  • 부미현 기자 bu8385@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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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서로 마음을 터놓고 제주어를 쓰면서 형·동생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만나는 모임입니다."

국내 업계 1위 삼일회계법인으로 입사해 현재 PwC 컨설팅에 근무하는 제주 출신 모임의 맏형 최창범 파트너(53·삼일PwC 컨설팅 소속)는 지난달 30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제주 모임에 대해 이 같이 소개했다.

업계 1위 회계법인 임원급 직위 제주일고 동문 8명
"회사 내 선후배 활약 자부심… 작은 모임 더 친근"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구 삼일회계법인에서 만난 김호규(왼쪽)·김성호 파트너. 이들은 모두 제주일고 동문으로, 법인 내에서 서로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함께 시장을 개척하는 선후배이기도 하다. 부미현기자

1971년 설립된 삼일회계법인은 회계감사, 세무자문, 재무자문, 경영 컨설팅 등을 하는 회계법인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전문 컨설팅 서비스 네트워크인 PwC의 한국 멤버 펌(firm)이기도 하다.

국내 4대 회계법인 중 1위로 오랫동안 자리매김 해온 삼일회계법인은 2900여명의 공인회계사와 각 분야 전문가 등 전체 직원 수만 4500여명, 한국 내 네트워크 펌인 PwC 컨설팅까지 포함하면 5200여명의 규모를 자랑한다. 1년에 배출되는 공인회계사 1100여명 가운데 삼일에만 300명 이상이 매년 입사하는 등 회계사들의 사관학교라고도 불린다.

최창범 파트너

최 파트너가 주축이 돼 2년여 전 꾸려진 모임은 삼일회계법인과 PwC컨설팅에 속한 제주제일고등학교 출신 파트너들로 구성돼 있다. 모임을 이끌고 있는 최 파트너는 제주시 출신으로 조지아주립대학교와 동 대학원을 졸업 후 아더앤더슨과 딜로이트컨설팅에 근무했으며 삼일회계법인에는 2005년 입사해 현재 조직 및 인사 전략 자문 전문가로 활약 중이다.

그는 "15년 전 쯤 제주 출신 고참 선배들이 중심이 된 모임이 있었는데, 선배님들이 은퇴하면서 모임은 지속되지 못했었고 2년 전부터 소규모 모임을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최 파트너를 비롯해 그와 같은 조직에서 근무 중인 이성균 파트너, 삼일회계법인 재무자문(Deals) 부문의 이도신·홍석형·김호규 파트너, 감사 부문의 김승훈·김성호·현충제 파트너 등 8명이 이 모임의 멤버다. 이들 전원이 회계법인에서 임원급으로 분류되는 파트너라는 점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파트너를 회계법인의 '꽃'이라고 업계에서는 평가하는데 고등학교 동문 8명이 같은 시기에 파트너로서 근무하는 경우는 매우 흔치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구 삼일회계법인에서 만난 김호규(46)·김성호(43) 파트너의 경우 업무를 함께 하다 동문인 것을 알게 됐다.

김호규 파트너는 "직원 수가 워낙 많아 제주 출신을 다 파악하긴 어렵다. 그런 가운데 제주일고 동문 파트너가 많은 걸 알게 돼 신기했다"며 "제주가 고향인 파트너들이 우리 모임 멤버 외에도 더 있는 것으로 안다. 제주 출신들의 활약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파트너는 제주시 출신으로 2006년 입사했고 2019년에 파트너가 됐다.

김성호 파트너는 "제가 파트너가 됐을 때 같은 동문은 아니지만 제주 출신 선배 임원께서 매우 기뻐해주시는 것을 보고 고향의 정을 뜨겁게 느낄 수 있었다"며 "우연한 계기로 지금 모임에 함께 하게 됐는데 이제는 서로 형·동생으로 부를 정도로 가까운 사이가 됐다"고 말했다. 2018년에 파트너가 된 김성호 파트너는 제주시 조천읍 출신으로 2003년에 입사했다.

이들은 각자 업무 영역이 다르지만, 서로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함께 시장을 개척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고 했다. 김성호 파트너는 "제 경우 작년에는 홍석형 선배와 함께 모 대기업의 필리핀 진출 자문을 수행했고, 현재는 김호규 선배와 모 유명 제약사의 베트남 M&A 자문을 추진해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렇듯 이들에게 제주 모임은 업무 협력의 장이자 고향 품처럼 따뜻한 정을 나눌 수 있는 모임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

김호규 파트너는 "파트너가 되면 각자 영역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야 하고 아랫사람들도 챙기며 일을 해야 한다"며 "서로 전문분야가 다르다보니 업무적으로 같이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는 않지만 모임을 한 이후로는 평소에 제주 출신이 사내에 있는지 한 번씩 더 보게 된다"며 웃었다.

앞으로도 모임은 지금처럼 소규모로, 비정기적인 형태로 이어질 전망이다.

최창범 파트너는 "서로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모임을 정례화하지는 않고 있다"며 "그래서인지 오히려 더 편한 마음으로 만나게 된다. 앞으로도 일로 지칠 때 한 번씩 만나 회포를 풀 수 있는 모임으로 계속 만남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부미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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