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제주인] (14)인천제주도민회

[우리는 제주인] (14)인천제주도민회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는 제주인 DNA"
  • 입력 : 2023. 10.20(금) 00:00
  • 부미현 기자 bu8385@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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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창립… 50년 넘게 경험 나누며 함께 성장
회원들, 제주인의 긍지와 자부심으로 기상 떨쳐

[한라일보] 인천제주도민회는 1968년에 창립, 50여 년 동안 인천 지역 제주 출신들의 구심점이 되어 왔다.

도민회는 해방 후 일본에 살던 제주 출신들이 인천으로 이주하면서 만든 친목 모임에서 시작됐다. 1950년 6·25 전쟁으로 공백 기간이 있었으나, 1968년 해군·해병대 출신의 참전 군인들과 인천 지역 공직자, 지역 내에서 사업을 하거나 의료인으로 활약하는 30여 명이 인천제주도민회를 공식 출범시켰다.

도민회는 현재 등록된 인원만 6000명에 이를 정도로 오랜 역사와 회원 간 단합을 자랑한다.

오진수 회장

제26대 회장을 맡고 있는 오진수 회장은 "이미 15년 전에 등록 인원이 6000명을 넘어설 정도로 모임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고, 회원 간 단합이 잘되고 있는 모임이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제주 출신 지역 마을 단위 향우회, 학교 동문회 등을 통해 도민회에 등록한 회원들은 인천 지역에서 법조계, 경제계, 교육계 등 각계에서 활약하고 있다. 제주인 특유의 성실함, 강한 생활력은 이 지역에서도 두드러진다는 게 도민회의 설명이다.

오 회장은 "인천제주도민회 회원들은 제주인의 긍지와 자부심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제주인의 기상을 떨치고 있다"며 "인천 지역에는 다른 지역 도민회들도 활동 중인데, 가장 고향이 먼 제주도민회가 타 지역보다 더 단합이 잘 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도민회는 회원 경조사 참여, 소모임, 봄행사(산행, 걷기 등), 가을행사(체육, 문화행사), 송년회 등을 개최하며 회원 간 친목을 다져왔다.

연말에는 인천에서 외로운 삶을 보내는 20여 명의 제주 출신 사할린 동포를 위로 방문, 제주인의 조냥정신을 실천한다. 어려운 시절 제주를 떠나 먼 이국땅 사할린에서 생활하다 특별조치에 따라 고국에 귀국하고도 타지에서 생활하는 동포들에게 도민회의 관심과 지원은 따뜻한 위로가 되고 있다.

각 분야에서 활약 중인 회원들은 모임의 소중한 인적 자원이다. 회원들은 모임을 통해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고향을 떠나오면서 겪게 된 어려움도 함께 헤쳐 왔다.

오 회장은 "저 역시 도민회에 참여한 지 30년 가까이 되는데 어려운 일을 많이 겪은 세대인 만큼 힘을 합쳐왔다"며 "회원들이 오뚝이처럼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며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을 일궈온 경험을 나누는 데 이 모임의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성산읍 출신으로 인천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가정을 꾸린 뒤 인천에 터를 잡은 오 회장은 한림공고 동문회를 통해 도민회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젊은 세대들의 참여가 더 활성화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최근 도민회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오 회장은 "한창 경제활동과 가정을 꾸리느라 여념이 없는 젊은 층이 도민회 활동을 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제주 출신 젊은이들이 도민회에서 선배들로부터 많은 경험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세대는 더 나은 학업과 경제 활동 등을 이유로 고향을 떠나왔으나, 많은 역경과 실패를 이겨내며 자신들의 분야에서 자리를 잡고 성공하는 것을 보면, 제주인의 DNA가 정말 특별하고 우수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제주사람들이 거친 파도 섬에서 살아서 그런지 다시 도전하고 극복하는 모습이 정말 대단하다. 우리 도민회는 선배들로부터 교훈을 얻고, 서로 본받고, 본보기를 보여주는 산교육이 이뤄지는 모임"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 이후 소모임도 재개되는 등 모임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3일 동안 제주 전역에서 개최된 제2회 세계제주인대회에 인천제주도민회 회원과 인천 거주 사할린 동포 등 30명이 참여하기도 했다.

오 회장은 "제주 사람이 모인다는 것은 또 다른 가족과의 만남 같다. 제주 사투리와 어릴 적 진한 추억을 불러내는 고향의 음식 이야기만으로도 함박 미소를 짓게 된다"며 "특히 인천에 거주 중인 제주 출신 사할린 동포들이 인천도민회가 방문할 때면 정말 좋아하신다. 그게 같은 고향을 둔 사람들의 정인 것 같다. 앞으로 젊은 회원들의 참여를 독려해 모임의 연속성을 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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