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제주愛 빠지다] (8)‘작은 것이 아름답다’ 이경아 대표

[2021 제주愛 빠지다] (8)‘작은 것이 아름답다’ 이경아 대표
“제주는 살아있는 환경 교육의 현장”
  • 입력 : 2021. 08.20(금)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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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이 아름답다' 이경아 대표는 '플라스틱 없이 살기' 캠페인 등 제주에서 일상 속 지구를 지키는 환경 실천 운동을 벌이고 있다. 진선희기자

‘지구별약수터’ 캠페인 통해
플라스틱 생수병 없는 매장
생활 속 작은 실천의 힘 나눠


그는 "내가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라고 했다. 애써 타인의 건강한 삶을 위한다는 명분보단 '나로부터' 출발한 작은 걸음이었다. 한 발 한 발 내딛는 동안 다른 이들도 '나'와 같음을 알았다. 환경 단체 '작은 것이 아름답다'를 이끌고 있는 이경아 대표다.

이 대표가 제주로 향한 건 2015년 봄이었다. 제주에 살고 있는 오빠의 일을 돕기 위해 왔지만 그의 관심사는 차츰 제주문화로, 자연환경으로 확산됐다. 꼬박 2년 동안 제주문화원 문화대학 강의를 듣고 답사를 다니며 제주를 배워갔다. 제주에 있는 아시아기후변화교육센터를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 성인 대상 환경 분야 강사로 활동하던 그는 2018년 제주에서 열린 세계리더스보전포럼에 참가한 인도네시아 발리의 비영리단체 '바이 바이 플라스틱백'(BBPB)을 접하며 이론이 아닌 행동을 구체적으로 고민하게 됐다. 발리를 비닐봉지 없는 섬으로 만들어온 BBPB는 2013년에 10대 소녀가 설립한 비영리단체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슈마허가 쓴 동명의 저서에서 따온 이름이다. 성장지상주의에 대한 성찰과 반성을 담은 그 책처럼 이 대표는 대량 생산과 첨단 기술이 과연 인류의 행복을 보장해줄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제주에서 자그만 단체를 꾸렸다. 단체명을 축약한 '작아'의 소리음을 영문으로 표기해 'JAGA'로 줄여 쓰는 이 단체는 2019년 2월 출범했고 현재 각기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12명이 회원으로 있다. 햇수로 3년을 넘긴 단체로 '지구별약수터' 캠페인을 중심으로 중장년 '춤추는 환경캠페인단', 초등생 '지구별키즈' 등을 운영해왔다.

제주시 문화도시 시민공공기획자 공모 사업에 채택되며 동력을 얻은 지구별약수터는 플라스틱 생수병 대신 텀블러 등 개인컵에 무료로 마실 물을 제공하는 카페 등 식음료 판매장에 붙인 명칭이다. "잠깐의 편리함보다 우리와 나중에 올 지구별 여행자를 위한 아름다운 선택"에 함께하고 있는 지구별약수터는 2019년 이래 지금까지 112곳의 매장이 동참했다. 구글맵으로 검색하면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자리 잡은 지구별약수터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운동은 지난 6월 '일회용 플라스틱 없는 한 달 살이'로 이어졌다. 제주만이 아니라 전국에서 50명의 챌린저를 선정해 한 달간 생수병, 빨대, 일회용 컵, 비닐, 배달음식 포장 용기 안 쓰기 등 1단계에서 5단계까지 플라스틱 없는 생활을 실천하며 SNS에 댓글을 남기는 방식으로 값진 도전 과정을 공유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이끌었다.

지난 18일 제주시 이도1동에 있는 지구별약수터 1호 매장에서 만난 이 대표는 제주 섬을 두고 "살아있는 환경 수업의 현장"이라고 말했다. 빼어난 풍광 한편에 기후 위기를 증거하는 자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그것들은 우리에게 "잠시 멈추라"는 경고를 보낸다. 그에 응답하기 위해 이 대표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능력이 빛날 수 있는 생활 속 프로그램을 늘려갈 생각이다. 최근엔 '사람이 활동하거나 상품을 생산·소비하는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총량'을 의미하는 '탄소발자국' 캠페인을 구상하고 있다. 말뿐인 '탄소중립'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재미있게 실천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모으는 중이다.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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