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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김규중 시집 '2학년과 2학년 사이에'
한 명 한 명 이름 부르려 했던 날들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1. 06.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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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열정 등 머릿속 맴돈
초·중통합 혁신학교장 4년

교육 현장서 길어올린 시편


2015년 3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서귀포시 대정읍의 소규모 통합학교인 무릉초·중학교 공모교장을 지낸 김규중 시인. 지난해 정년퇴임한 그가 그 학교에서 보낸 4년 동안 "마음에 새겨진 수많은 결을 갈무리하는 조그만 기록"이라며 한 권의 시집을 엮었다. '2학년과 2학년 사이에'로 초등학교 2학년, 중학교 2학년이 한 울타리에 있는 초·중 통합학교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시에서 따온 표제다.

시인은 정년을 앞둔 시기에 통합학교에서 근무한 나날을 짚으며 지난 교직 생활에 대한 아쉬움, 남은 이들에 대한 기대감을 시편에 실었다. 거기엔 현실과 이상이 서로 어그러지는 순간들도 있다.

새벽녘 버스를 타서 학교가 있는 무릉리에 도착하기까지 교장 시절 시인이 지나쳤던 정류소는 모두 아흔 세 곳. 그 긴 거리를 이동하며 그는 "오늘 하루/ 유치원에서 중학교 3학년까지/ 한 명 한 명 이름을 부르며/ 122명 친구들과/ 눈 맞추고서/ 퇴근하자고 마음을 다잡"('출근 버스에서 내리며')는다. 아이들의 시선으로 써 내려간 '마늘농사' 등 '아침맞이' 연작 10여 편에서 그런 노력이 느껴지고, 졸업생이나 학부모가 건네는 캔커피를 책상 한쪽에 놓고 오랫동안 보고 있는 장면('보기만 한 캔커피' 1·2)에선 모든 만남이 소중하게 다가왔던 날들이 펼쳐진다.

'노심초사', '성찰', '열정', '초임 교사', '공문', '초과근무' 등에는 두터운 벽을 허물고 싶은 어른들의 세계가 있다.

시인은 그 교육 현장을 관통하면서 갖가지 공문을 묵살했을 때 닥칠 따가운 시선을 이겨낼 내공이 약해 결국 수용하고 마는('공문') 상황을 털어놓으면서도 태풍이 몰아치던 날 이른 시간에 출근해 교실을 살피고 아이들 안부를 챙기는 어느 교사('초임 교사')의 열정이 꺾이지 않게 해야 한다는 간절한 바람을 담았다. 자발성, 소통, 리더십, 헌신, 성장 등 그가 학교 혁신운동에 참여하면서 오래 자리했던 단어들에 대한 생각을 짤막하게 표현한 시집 말미의 단상들은 우리 교육의 한계와 과제를 떠올리게 만든다.

시인은 '한 나무' 두 편에서 꽃을 피우지 않는 나무 없고, 흔들리지 않는 나무 없다고 노래했다. 아이들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뚜벅뚜벅 걷다보니/ 여기까지 왔다"는 시인은 "물 흐르듯이 살려고 했는데/ 그것이 쉽지 않았다"('일을 마치며')란 시구절로 교직을 떠나는 심경을 담담히 털어놨다. 작은숲. 9000원.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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