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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마을 가치 찾기] (6)큰 숲이 큰 마을 이룬 대림리
토지 비옥·지형 완만해 밭농사 잘 돼… 옛 모습 그대로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입력 : 2020. 11.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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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농업 활성화… 작목반 급성장
교통·학교·오일장 등 한림의 중심지
개량서당 ‘신명숙’ 영향 향학열 높아


한림으로 향하는 일주도로변 풍경은 평평한 밭과 돌담이 이어진다. 그 흔한 감귤 과수원조차 보이지 않고 암갈색 땅에는 초록 양배추가 탐스럽게 움트고 있다. 예부터 토지가 비옥하고 지형이 완만해 농사가 잘 되던 지역이다. 그래서 오히려 동네 사람들은 '밭농사'라는 한길만을 걸었다. 마을이 크게 변하지 않고 옛 모습을 간직한 이유이기도 하다.

밭농사라는 외길을 씩씩하게 가고 있 는 대림리.

대림리의 옛 지명은 '선돌, 입석, 궁돌' 이다. 대림리 1089-21번지 밭에 큰 돌무더기들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이후 1672년 선돌(立石村)은 대림리(大林里)가 된다. 한림리와 경계가 되는 지경의 밭에 큰 나무들이 있어 붙인 이름이다. 이 나무들은 선박과 가옥은 물론 남방애와 함지박을 만들던 좋은 목재들이었다. 이렇게 숲과 땅이 좋은 곳이니 대림리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다른 마을들보다 조금 이르다. 설촌은 약 600여 년 전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주변에 석기시대의 유물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그 이전에도 사람들이 살았을 것으로 본다.

대림리는 한림의 중심지역이다. 1780년 제주읍지의 기록에 의하면 당시에 140호를 이뤘다고 한다. 그래서 1811년 수원리와 한수리를 분리하고 1884년에는 한림리와 상대리를 분리해 지금의 대림리를 이룬다. 일주도로는 물론 주변의 지역으로 가는 모든 길이 대림리로 통하고 있으니 교통의 중심이고 병원과 학교, 도서관, 오일장 등이 이 곳에 있다.

대림리 마을회관 앞의 기념비석들.

대림리의 주요 소득원은 밭농사이다. 토질이 좋아 농사가 잘 되는 지역답게 대부분의 주민들이 농업에 종사한다. 1995년부터 시작한 친환경 농사는 새로운 시도였다. 지금은 각종 친환경 농산물 대회에서 수상할 만큼 작목반들이 성장했다. 자식들까지 대를 이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과거 대림리는 물이 귀한 지역이다. 봉천수 등에 의존해 생활했다. 이후 1964년 제주에서는 두 번째로 심정굴착작업으로 지하수를 끌어올려 생활용수로 사용했다. 1970년에는 전기가 들어오고 70년대 이후에는 마을 안길 등의 확포장 사업 등이 진행되며 생활의 변화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 재일교포와 지역 외에 나가 살면서도 고향을 위해 성금을 희사한 이들의 공로가 크다. 이를 기반으로 모든 사업들이 진행됐다. 그들의 공로를 잊지 않기 위해 마을회관 앞에 비석을 세워 기리고 있다.

개관 30년을 맞이한 한수풀 도서관.

대림리는 향학열이 높은 지역으로도 유명하다. 사설서당은 물론 마을 자체 힘으로 1918년에 개량서당인 신명숙(新明塾)을 설립해 학문을 익혔다. 이후 한림보통학교가 개교하자 아이들을 이곳으로 보내게 되며 신명숙은 폐교했다. 이런 배움의 열정이 이어지는 듯 대림리에 위치한 한수풀 도서관은 지역민들이 애용하는 공간이다. 하루 평균 이용자가 200여명에 이른다. 책을 빌려보는 것 이외에도 40여 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지역민들의 참여가 높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부분이 멈춰있었는데 아이디어를 내어 언택트 드라이브 인 콘서트를 진행해 호응을 얻었다. 지역의 예술가들이 참여하고 모두를 위로하는 시간이었다. 1990년 개관해 올해 30주년을 맞는데 30년사를 발간해 그간의 기록들을 모아낼 것이라 한다. 독서를 연계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개발해 지역의 문화와 예술을 담아낼 수 있는 공간으로 부상하길 기대한다.

4일, 9일 장이 서는 한림민속오일시장.

해가 어스름히 저물어갈 즈음 오일장으로 향했다. 막바지 분주한 손길들이 이어지는 시간이었다. 벌써 장을 마무리하는 상인부터 마지막 떨이를 팔기위해 애쓰는 모습까지 삶이 녹아있는 현장이다. 나도 떡과 과일을 샀다. 덤으로 얹어오는 커다란 홍시가 아주 잘 익었다. 한림민속오일장은 2002년 개장한 이후 4일, 9일 장이 열린다. 160여 개의 점포에 다양함이 숨어있다. 비대면 시대 답답한 마트를 벗어나 공기와 호흡하며 장날의 즐거움을 느껴봄도 좋을 듯하다. 대림리에 갈 때면 오일장 날에 맞춰 발길을 내디뎌 보라 권하고 싶다.





"농업경쟁력 강화 힘 보탤 것"
박원철(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대림리는 한수풀의 어원이 되는 곳이다. 땅이 비옥해 예부터 농사가 잘 됐다. 과거에도 다른 지역에 비해 수확량이 1.5배 높았던 기억이 있다. 현재는 친환경 농업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대림리에 가면 농업에 희망이 있음을 느끼게 한다. 젊은 농사꾼들도 비교적 많고 농사를 통한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이사무소를 중심으로 생산, 가공, 판매가 가능한 시설을 추진 중이다. 농기계화 시설에 대한 지원 등 농업 경쟁력 강화에 힘을 보탤 것이다.

그 외에도 대림리는 학구열이 높아 인물들이 많이 나는 지역이기도 하다. 그런 전통을 이어 한수풀 도서관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평생교육과 문화예술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지역 내 문화역량 강화를 위한 노력들을 같이 할 것이다.



"여성들 참여 이끌어낼 여건을"
임이숙(대림리 이장)


대림리는 과거 선돌이라 불리던 곳을 숲이 큰 지역에 위치했다해 대림리라 칭하게 된 곳이다. 선비촌으로 큰 마을을 이루다가 분리돼 지금의 대림리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림리는 한림의 중심지역이다. 수원초등학교와 한수풀 도서관, 오일시장, 천주교회, 병원, 아파트 등이 대림리 지경에 위치해 있다.

이 곳은 서쪽지역의 대표적 밭농사 지역으로 양배추, 브로콜리, 양파, 비트 등 다양한 품종을 생산한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농업에 종사한다. 그래서 지역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농업의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3개년 계획으로 6차 가공시설을 준비 중이다. 지역에는 여성들이 많다. 여성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여건을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 지역 일꾼을 활성화시키는 측면에서도 여성들의 활발한 활동이 요구된다. 여성 지도자들이 탄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



"60년대 새마을사업으로 변화"
김한보 (전 노인회장)


 대림리는 향학열이 높은 지역이다. 과거에는 서당에서 공부를 하거나 외부에서 훈장을 모셔다가 공부를 시키기도 했다. 이후 한림공립보통학교가 생기자 그 곳에서 공부를 하다가 수원초등학교로 분리돼 나왔다. 4·3 당시에 마을이 소개 당하지는 않았으나 마을 사람들의 희생이 있었다. 한림시장터와 붉은 굴 지경이 학살 터다.

 해방 후 리장을 중심으로 마을청년들이 중심이 돼 부엌과 변소 개량 사업들이 시작됐었었다. 그 후 60년대가 돼 새마을사업이 시작되며 본격적인 변화가 생겼다. 일주도로가 확장되고 지붕 개량 사업에 수도, 전기 시설 등이 들어섰다. 이 과정에서 재일교포들과 서울, 부산 등에 거주하는 동네 분들의 성금이 큰 몫을 했다. 과거에는 석유도 배급받아 쓰고 물도 봉천수 등을 이용하던 시절인데 이렇게 시설이 들어와 편리해지게 됐다.



"친환경 농사가 경쟁력 있는 곳"
이달순(노인회장)


대림리는 친환경 농사의 대표적인 곳이다. 30여 년 전 세 사람이 시작했다. 이후 적극 독려해 확대됐다. 작물은 밭에서 나는 것 무엇이든 골고루 친환경으로 재배하고 있다. 친환경 농사의 장점은 시세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아 안정적이다. 수익이 보장되니 경쟁력이 있다.

최근 이 곳도 땅값이 많이 상승했다. 그래도 대체로 보존해 대대손손 농사를 이어가는 편이다. 과거 비료가 없던 시절에 비하면 수확량이 많이 늘었다. 농사 기술도 발달했다. 작물들이 잘 되는 편이라 밀감농사를 짓지 않았다. 지금도 밭작물에 주력해 농사를 한다.

<글·사진 조미영(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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