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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마을 가치 찾기] (1)섬에서 보는 섬 비양도
하늘에서 날아 온 섬… 웅장한 한라산이 한 눈에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입력 : 2020. 11.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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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학적 조사결과 2만7000년 전 형성
해안 용암·화산탄 등 보는 재미 ‘쏠쏠’
염습지 ‘펄렁못’ 오염… 복원대책 절실
개발에 따른 잡음은 지혜로 해결해야


한림항에서 표를 끊고 배를 탔다. 뭍을 떠난 배가 등대를 끼고 방파제를 빠져나오자 멀리 한라산이 우뚝 자리 잡은 제주 섬이 아스라이 보인다.

비양도는 한림읍 협재리에 소속된 섬이다. 면적은 0.5㎢이며 동서길이 1.02㎞에 남북 1.13㎞이다. 섬 중앙에는 높이 114m의 비양봉과 2개의 분화구가 있다.

배 위에서 바라본 비양도

하늘에서 날아온 섬이라는 뜻의 비양도(飛揚道)는 '세종실록지리지', '동국여지승람', '탐라지', '고지도첩', '제주삼읍도총지도' 등에서 기록을 찾을 수 있다. 대나무가 많아 죽도로 불리기도 했다. '신동국여지승람'에 1002년(목종 5) 제주 해역 가운데 산이 솟고 4개의 구멍에서 붉은 물이 흘러 그 물이 엉키어 기와가 됐다는 기록으로 인해 비양도의 탄생연도를 추정하기도 했으나 최근 지질학적 조사에 의하면 비양도는 그보다 이른 2만7000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본다.

비양리 사무소를 돌아나가면 해안선을 따라 잘 포장된 길이 나온다. 해안은 시원한 바다풍경 외에도 많은 볼거리를 선사한다.

특히 화산 활동에 의해 탄생된 섬이니만큼 해안의 용암과 화산탄 등을 보는 재미가 있다. 팥죽처럼 흘러 주름이 잡힌 파호이호이 용암과 꿀처럼 묵직하게 흐르다 만든 볼록한 아아용암 그리고 용암이 솟구쳐 올라 용암굴뚝(호니토)을 만든 모습이 마치 아기를 업은 것처럼 보여 애기업은 돌이라 불리는 용암까지 다양하다.

바다와 담수가 만나 이룬 펄렁못

화산폭발로 분출되는 화산탄인 경우 제주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약 10t짜리 초대형 화산탄을 이 곳에서 볼 수 있다. 바다에 분포한 이런 화산탄들 덕분에 다양한 해양생물들이 서식할 수 있다고 한다. 바다 앞에 자그마한 바위하나가 서있다. 자세히 보니 코끼리 형상이다. 그저 뭉툭한 돌로만 보이던 것들에 하나하나 이야기를 담아내는 섬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과거 비양도에는 물과 전기가 귀했다. 자가발전을 하던 시절에는 일정시간이 되면 전부 불을 꺼야만 했다. 캄캄한 섬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별과 달의 빛들이 온갖 상상을 불러오게 한다. 달빛에 비친 돌과 나무가 바람의 움직임에 꿈틀댈 때마다 이야기들이 탄생했을 것이다. 또한 물이 귀해 빗물을 받아쓰던 시절이 있었다. 빨래를 하기 위해 한림까지 배를 타고 나가야 했지만 빨래를 핑계로 콧바람을 쐬러 나다니던 추억도 함께 한다.

비양도의 바다가 열리면 주변 지역의 사람들이 비양도로 몰려와 바릇잡이를 한다. 과거에는 비양도에 사람이 많이 살지 않던 시절이라 비양도 어장은 누구나 공유할 수 있었다. 그 전통으로 인해 지금도 한림 9개리의 공동어장으로 돼 있다. 그런 영향 탓인지 해양권역이 분리되지 않고 묶여있다. 바람이 강한 서쪽지역에 조업이 금지되면 비양도도 출항이 금지된다.

마치 코끼리가 바다에 떠있는 듯 보이는 코끼리 바위

지형상 둥그렇게 싸여있어 바람의 영향을 적게 받음에도 불구하고 불이익을 겪을 때가 많다. 바다에 의지해 사는 어민들이 대부분인 비양도에서 조업이 금지되면 타격이 크다. 법적 제도가 받쳐주지 않은 한 이런 일은 반복될 것이다. 비양도민들과 법제도 사이에서 운영의 묘를 살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비양도의 여름은 풍요롭다. 비양도 인근에서만 잡히는 귀한 해산물들을 접할 수 있는 시기다. 새조개와 꽃 멸치 등이 그것이다. 귀한만큼 비싸다. 그 외에도 톳, 소라, 한치, 무늬오징어 등 싱싱한 해산물들을 실컷 맛볼 수 있다. 현재 비양도의 해녀는 50여명 등록돼 있으나 실제 활동은 20여명뿐이다. 신당에 의지해 거친 바다와 싸워냈던 그녀들도 이젠 나이가 들었다. 그래도 바다에 나가면 좋다는 해녀의 얼굴에 활기가 가득하다.

펄렁못은 비양도의 심장이라 불리는 염습지다. 비양도가 지질공원으로 선정된 이유도 이 펄렁못의 존재 때문이다. 멸종위기의 황근나무 등 251종의 식물이 이 습지에 의지해 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 연못이 오염되고 있다. 복원을 위한 노력들이 필요한데 요원치 않다. 산책로 위를 걷고 있는 방문객들은 별반 못 느끼지만 지역민들은 옛 모습의 펄렁못이 그립다. 임시방편이 아닌 체계적인 대책을 세워 옛 모습이 회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늘과 바다 그리고 땅이 맞닿은 해안도로

비양도에는 초등학교 과정을 위한 비양분교가 있다. 1953년 개교해 현재에 이른다. 중학생이 되면 대부분 한림으로 나간다. 자취를 하며 살아야 하기에 삼삼오오 비슷한 지역에 모여 살며 서로 돕고 의지한다. 현재는 비양도의 인구는 약 180명이다. 하지만 실제 거주 인원은 50여명이다. 소위 집에 밥숟가락이 몇 개인지 다 알 수 있을 만큼 서로가 서로를 훤히 안다. 그래서 외지에서 살다 와도 섬으로 들어오면 어제처럼 익숙하게 스며들 수 있다. 최근 비양도 개발로 다양한 의견들에 의한 잡음도 있다. 소규모 인원이라 관습법적으로 운영되던 일상에 법률적 잣대를 들이대서 생기는 마찰도 있다. 복잡한 도시를 살아가는 이들에 맞춰 만들어진 법이 이 작은 마을의 정서를 다 담아내지 못하는 것에서 빚어진 갈등이다. 법 집행에 앞서 마을 공동체를 위한 지혜로 해결해야 한다.

밀물이 드니 해안도로가 찰랑거릴 만큼 바다가 가까이 다가왔다. 바람에 일렁이는 수평선과 눈을 맞추며 걸을 수 있다는게 이 섬의 매력이다. 멀리서 볼 때는 그저 일직선으로만 보이던 바다 끝선이 출렁임을 안고 있음이 보인다. 섬 안에 와보니 섬이 보인다. 비양봉 꼭대기에서 바다건너 제주를 보니 한라산의 웅장함이 보인다. 가끔은 거리두기를 하고 나의 삶을 바라보고 싶은 이들에게 비양도에 가보길 권한다.





[인 터 뷰]


고순애 어촌계장 "돈독한 공동체 유지할 필요"

섬주민들 대부분이 어업에 종사한다. 과거에는 자급자족을 위해 밭농사를 지었으나 생업으로 농사를 하지 않는다. 지금은 텃밭을 가꾸어 필요한 채소를 재배하여 먹는 수준으로만 유지한다.

해녀로 활동하시는 분들은 20여명이다. 과거에 비해 어족자원이 많이 줄었다. 과거에는 새조개, 비양도 피조개, 미역 등이 유명했었다. 지금은 대합조개, 소라 등이 많이 난다. 최근엔 보말을 활용하여 만든 보말죽, 보말칼국수, 보말전 등이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예전엔 펄렁못에서 해산물을 채취했었다. 펄렁게, 새우, 고동 등이 있었는데 최근 오염으로 사라지고 있다. 복원하여 옛날의 모습을 되찾길 바란다.

중학교부터 한림에서 다니며 비양도를 떠나 살았다. 다시 돌아와 보니 비양도가 많이 달라졌다. 물과 전기 시설 등이 잘 갖춰진 덕분에 살기 편해졌다. 그렇다고 삶의 질이 현격히 나아지는 것은 아닌 듯하다. 옛 인심과 정을 잃지 말고 돈독한 공동체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윤성민 비양도 이장 "체류형 관광지로 거듭날 것"

비양도에 관광객이 늘며 서비스업으로 식당, 카페, 슈퍼, 민박 등이 생기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연간 약 18만 명이 다녀갔으나 지금은 50% 이상 줄었다. 현재 비양도와 한림항을 왕래하는 선박은 총 2척으로 4회씩 총 8회 왕복한다. 그러나 운항시간을 관광객에 맞추다보니 주민들의 생활에는 불편함이 있다. 최소한의 생활이 가능한 시간배정이 요구된다.

작년부터 어촌뉴딜300 사업이 시작돼 항만을 보강하고 마을가꾸기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체류형 관광지로 거듭나고자 한다. 사업의 순조로운 진행을 위해 시급한 사업의 경우 행정절차도 신속하게 처리되길 바란다.

비양도는 아직 보존이 잘 된 편이다. 개발의 속도를 늦춰 섬의 특색을 잘 살릴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글·사진 = 조미영(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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