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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재난지원금 대상 왜 대폭 늘었나
4인가구 기준 월소득 712만원 이하 1천400만 가구에 100만원씩 지원
여당-기재부 줄다리기 속 '지원범위' 정부 안보다 확대…'과감' 방점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입력 : 2020. 03.30. 13: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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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전체 가구의 70%에 100만원(4인 가구 기준)을 지급하는 안을 제시했다.

 당초 정부의 안이었던 '전체가구 절반에 100만원 지원' 대책에 비해 지원범위와투입 자금이 대폭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는 코로나19가 국민들에게 미치는 충격이 그만큼 엄중하다는 인식 아래 파격적 지원이 아니고서는 비상경제 시국에서 제대로 소비진작 효과를 끌어내기 어렵다는 엄중한 상황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3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정부는 지자체와협력해 중산층을 포함한 소득하위 70% 가구에 대해 4인 가구 기준으로 가구 당 100만원을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한 달 소득이 '중위소득'의 150%인 712만원 이하인 가구를 지원 대상으로 삼겠다는 뜻으로, 전국 1천400만 가구가 여기에 포함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문 대통령이 앞서 '취약계층 우선지원' 방침에 무게를 뒀던 것에 비교하면, 현금성 지원을 받는 대상의 범위를 급격히 확대한 것이라는 평가도 가능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17일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가장 힘든 사람에게 먼저 힘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고, 곧이어 열린 19일 1차 비상경제회의 모두발언에서는 "조속한 시일 내에 실효성 있는 취약계층 지원 방안이 논의되도록 준비해달라"며 지원대상을'취약계층'으로 명시했다.

 1차 회의의 금융대책 역시 규모가 영세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1주일 후인 24일 열린 2차 비상경제회의에서는 '취약계층'이라는 단어는사라졌고, 대신 "필요하다면 대기업도 포함하여 일시적 자금 부족으로 기업이 쓰러지는 것을 막겠다"고 밝혔다.

 이번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경제주체의 범위가 애초 예상보다 훨씬 광범위하며, 이에 따라 정부의 지원책 역시 폭을 넓혀야 한다는 고민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결국 문 대통령은 2차회의에서 "생계지원방안에 대해 재정 소요를 종합 고려해 신속한 결론을 내릴 수 있게 해 달라"라고 주문하며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방침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이후에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기획재정부 사이의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민주당에서는 전 국민의 70∼80%에 대해 1인당 50만원씩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기재부에서는 전체 가구의 50%에 절반에 가구당 100만원(4인 가구 기준)을 주는 방안을 추진했다.

 전날 열린 고위 당정청 협의에서도 양측은 이견을 끝내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문 대통령이 내린 결론인 '70% 지급안'은 그 '범위'만 보면 기재부 안보다는 민주당 안에 더 가깝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정건전성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국민들에게 최대한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재정운영에 큰 부담을 안으면서 결단을 내리게 된 것은 어려운 국민들의 생계를 지원하고 방역의 주체로서 일상활동을 희생하며 위기극복에 함께 나서주신 것에 대해 위로와 응원이 필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라며 "코로나19가 진정되는 시기에 맞춰 소비진작으로 우리 경제를 살리는 데에도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100% 국민에게 모두 지급하지 못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모든 국민이 고통받았고 모든 국민이 함께 방역에 참여했다. 모든국민이 고통과 노력에 대해 보상받을 자격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정부로서는 끝을 알 수 없는 경제충격에 대비하고 고용불안과 기업의 유동성 위기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 재정여력을 최대한 비축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결국 기재부가 강조한 재정건전성 유지의 중요성을 고려해 100%까지 지원범위를올릴 수는 없었다는 설명인 셈이다.

 여당이 주장한 대로 '1인당' 지원을 하는 것이 아닌, '가구당' 지원을 하기로 한 것 역시 기재부의 의견을 수용한 결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고 많은 회의와 토론을 거쳤다"고 결정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토로한 뒤 "경제적으로 조금 더 견딜 수 있는 분들은 보다 소득이 적은 분들을 위해 널리 이해하고 양보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호소했다.

 대규모 현금성 지원에 따른 재원마련 방안의 경우 문 대통령은 "신속한 지급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신속하게 2차 추경안을 제출하고 총선 직후인 4월 중 국회에서처리되도록 할 계획"이라며 "재원의 대부분을 뼈를 깎는 정부예산 지출구조조정으로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설명에도 장기적인 재정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관심을 모았던 현금성 지원 확대 명칭의 경우 '긴급재난지원금'으로 결정됐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재난기본소득', '긴급재난수당', '긴급재난생계비' 등의 용어가 혼용돼 왔다.

 다만 용어에 '수당'이 들어갈 경우 긴급 시에 따른 1회성 지원이 아닌 반복지원을 의미하게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본소득'이 들어갈 경우 전 국민 대상 지원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청와대 내에서는 부정적 기류가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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