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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형의 한라시론]꼼꼼히 계약하자
김도영 수습 기자 doyoung@ihalla.com
입력 : 2019. 08.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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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종에서 행해지는 하청계약에서 잘 이해가 안됐던 내용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기성금에 대한 것이었다. 원청이 하청업체에게 일을 시킨 다음에 협력업체(하청업체)가 대금을 청구하면 전체를 다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청구금액의 일정 %만을 지급한다. 평가가 좋은 업체는 100% 지급하고, 만족스럽지 못한 업체는 50%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하청업체는 주어진 일을 하기위해서 이미 인력을 투입해서 인건비 지출이 확정되어있기 때문에 기성금이 투입비용과 일치하면 본전이고, 더 주면 남는 것이고, 덜 주면 손해를 보는 구조이다. 일은 하되 수고에 대한 보상금액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은 다른 업종과 다른 특이한 특성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하청업체가 도산했다거나 엄청난 손해를 봤다는 얘기를 심심치 않게 들었다.

어떤 계약이건 주는 것이 있으면 받는 것이 있고, 쌍방 당사자는 어떤 것을 주고받을 것인가가 명확해야 한다. 계약이 명확해야 하고, 계약서로 명확하게 작성할 필요가 있다. 계약서로 명확히 하지 않으면 각자의 권리를 주장할 때 분쟁의 소지가 매우 크다.

어떤 형제가 둘이서 같이 장사를 하게 되었고, 3년 후에 잘되면 어느 정도 보상을 해 주겠다고 형이 얘기를 했다. 그런데 주는 쪽은 가능성으로 얘기했고, 받는 쪽은 확실한 약속으로 이해해서 3년 후에 큰 갈등을 겪는 것을 봤다. 두 형제가 다행히 우애가 좋아서 부모님 중재하에 잘 해결됐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명확한 계약을 위해서 간단하게라도 계약서를 쓸 일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내용을 받아들이려고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간단한 아르바이트를 하건, 단기간 계약직으로 근무하건 간에 계약서가 필요하다. 후에 시비를 가릴 때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간혹 계약서를 쓰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거기서 일하는 것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계약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은 선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받을지 권리와 책임에 대해서 명확하지 않다는 것인데, 후에 분쟁이 되면 서로 고생을 하게 된다.

지인이 집을 지을 때 가까운 친척에게 건축을 맡겼는데 한마디로 부실공사를 해 놓은 것이다. 계약서도 부실하고, 어른벌 친척이라서 뭐라고 말도 못하고, 마음고생을 심하게 하는 것을 보았다. 계약을 하기 전에 건축에 대한 지식을 어느 정도 알고, 꼼꼼히 계약했더라면 막을 수 있거나, 하자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으나, 애매모호한 구두계약만 했기에 문제 해결하는데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족끼리 가게를 운영하여 자녀가 무급가족종사자로 일 할 경우도 말로만 하지말고 간단히 몇 줄이라도 근로계약서를 쓰는 것이다. 이것을 쓰면 자녀도 훨씬 책임감 있게 일할 것이다. 온정주의적인 특성이 강한 우리나라에서는 계약서 작성과 같이 선을 명확히 긋는 행위에 대해서 거부감을 갖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계약이란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서 당사자 간에 적정한 선을 미리 긋는 것이다. <유동형 진로·취업컨설팅 펀펀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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