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내코에 이렇게 물이 마른건 거의 처음이죠"

"돈내코에 이렇게 물이 마른건 거의 처음이죠"
말라가는 돈내코유원지… 여름앞둬 비상
주민들, 목 겨울 적설량·난개발 등 원인 지목
  • 입력 : 2019. 05.15(수) 17:58
  • 이태윤기자 lty9456@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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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위=15일 찾은 원앙폭포 모습. 아래=과거 세차게 떨어지고 있는 원앙폭포 모습.

"돈내코 계곡에 이렇게 물이 말라가는 건 살면서 처음 보네요."

 제주를 대표하는 관광 명소이자 여름철 피서지이기도 한 '돈내코 유원지'가 최근 가뭄으로 물이 말라가면서 지역주민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15일 찾은 서귀포시 상효동 소재 돈내코유원지 내 원앙폭포. 과거 여러 갈래로 나뉘어 세차게 떨어지는 폭포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가느다란 하나의 물줄기만 바위에서 떨어지고 있었다. 더욱이 돈내코 계곡은 수위가 낮아져 군데군데 자갈 등이 드러나 있었다. 특히 돈내코 계곡 상류에서 흐르는 물이 워낙 소량이다 보니 계곡 하류 지역까지 미치지 못하면서 하류 지역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이날 돈내코 방문객 현모(35·부산)씨는 "바위에서 시원하게 떨어지는 원앙폭포와 에메랄드 빛 계곡을 보기 위해 돈내코유원지를 가족과 함께 찾았다"면서 "그러나 생각보다 바위에서 떨어지는 폭포의 양이 적었고, 계곡 물 또한 별로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돈내코 계곡의 물이 말라가는 현상의 원인으로 올 겨울 산간지역의 적설량과 중산간 지역의 난개발 등을 지목하고 있다.

 조재범(53) 돈내코마을회장은 "수십년 동안 돈내코 계곡을 봐 왔지만 요즘처럼 계곡 물이 말라있던 적은 없었다"면서 "올겨울 산간지역에 눈이 적게 오고 더불어 최근 제주지역에 오랫동안 비도 내리지 않으면서 물이 지속적으로 말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돈내코 뿐만 아니라 최근 제주지역 곳곳에 하천의 물이 말라가는 현상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은 강수량 이외에 중산간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난개발도 분명 영향을 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120일) 서귀포지역의 비가 내리지 않은 날은 87일로 기록됐다. 이는 2000년 이후 동월기간 대비 역대 무강수 일수에 3위에 해당된다. 1위는 2013년 동월기간 대비 91일 동안 비가 내리지 않은 것으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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