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지시에… 제주 중문관광단지 매입 미궁 속으로

대통령 지시에… 제주 중문관광단지 매입 미궁 속으로
이재명 대통령 정부 자산 매각 전면 중단 지시 여파
道, 공사에 "매각할 지 철회할지 결정해달라" 요구
사장 1년 10개월째 공석… 후임 임명 후 결정될 듯
  • 입력 : 2025. 12.04(목) 18:52  수정 : 2025. 12. 04(목) 19:05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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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도의 중문관광단지 매입 계획이 암초를 만났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정부 자산 매각을 전면 중단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4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달 중순 중문관광단지를 소유한 한국관광공사에 공문을 보내 단지 매각 협상을 중단할지 아니면 아예 매각 의사를 철회할지 결정해 통보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4일 국무회의에서 "정부 자산 매각이 무원칙하게 대량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공공자산 매각을 전면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기획재정부는 이 대통령의 이런 지시 이후 지난달 11일 제주를 포함한 전국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꼭 매각이 필요한 정부 자산이라도 국무총리 재가를 얻어 추진해야 한다는 방침을 알렸다.

다만 매각이 중단된 정부 자산 범위에 중문관광단지와 같은 공기업 소유 자산도 포함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통상 정부 자산은 국유지처럼 국유재산을 뜻한다.

도 관계자는 "우리로선 중문관광단지도 (이 대통령이 지시한) 매각 중단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고 보고 공사 측에 판단을 내려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관광공사는 아직까지 어떠한 판단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사 주요 업무에 대해 책임지고 결정해야 할 공사 사장이 1년 10개월째 공석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중문관광단지 매각 협상은 대통령의 중단 지시가 있기 전에도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했다.

한국관광공사는 분양이 끝난 중문관광단지 내 부동산을 제외한 중문골프장 등 토지 156만7334㎡와 건물 1만5353㎡을 매각하기로 하고 2023년 7월 제주도를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양측의 실무 협상은 2023년 12월 1회, 2024년 1회 등 두차례에 그쳤다. 올해에는 단 한차례도 실무 협상이 진행되지 않았다.

이미 제주도는 매각 금액을 미리 추산하기 위해 탁상 감정(현황 조사없이 서류만으로 부동산의 가치를 산정하는 것)까지 마쳤지만, 공사 사장의 부재로 협상은 별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협상 기한은 오는 2026년 12월로, 이 때까지도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매수는 무산된다.

이 대통령이 공공자산 매각 중단 이유로 '헐값' 매각 방지를 내세우고 있다는 점도 제주도로선 부담이다. 가뜩이나 경기 침체로 재정 여력이 여의치 않은 제주도는 어떻게든 매수 가격을 낮춰야 지갑을 열 수 있다.

2009년과 2014년 중문관광단지 매각이 추진될 때마다 제주도는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재원이 부족하거나 매매 가격에 대해 합의를 보지 못해 결렬됐다.

2014년 협상 당시엔 공사 측은 평가액대로 1500억원 수준을 매각가로 제시했지만 제주도는 공시지가 60~70%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 관계자는 "그동안은 공사 사장이 공석이어서 협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며 "하지민 최근 후임 공모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새 사장이 임명되면 단지 매각 보류 또는 철회 등 공사의 명확한 입장이 정리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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