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의향 조사하면 뭐하나 농가는 모르는데.."

"재배의향 조사하면 뭐하나 농가는 모르는데.."
제주도의회 27일 애월지역 현장 간담회
월동채소 농가들 출하시기 조절 등 요구
  • 입력 : 2019. 03.27(수) 16:58
  • 표성준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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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가 27일 개최한 애월읍 현장 간담회에서 월동채소 농가들은 과잉생산 정보 제공과 출하시기 조절 등을 요구했다. 사진=제주도의회 제공

매년 과잉 생산이 되풀이돼 월동채소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재배의향 조사 결과는 농가들과 공유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농가로부터 제기됐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장 김태석)는 '현안·현장을 가다 !' 네 번째 행사로 27일 제주시 애월농협 회의실에서 애월읍 밭작물 생산농가 13명과 애월·하귀농협 조합장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현장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는 최근 월동채소 과잉생산에 따른 가격하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밭작물 생산농가의 시름을 함께하기 위해 마련했다.

 김학종 애월농협 양배추생산자협의회장은 "자조금제도를 비롯한 생산안정제 등 다양한 정책들이 있지만 농가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새 제도 시행에 앞서 지역 농가들과 사전에 소통을 통해 충분한 의견교환이 이뤄진 후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브로콜리 생산농가인 강경민씨는 "과잉생산에 따른 가격하락은 불보듯한데 사전 월동작물 재배의향 조사를 벌이면서도 정작 농가들과는 정보가 공유되지 않고 있다"며 "묘종심기 등의 일이 이미 진척된 후 과잉 생산우려 정보를 알게 되면 뭐하느냐"고 따졌다.

 강씨는 또 "농작물의 수확시기는 비슷해 홍수 출하가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에 출하시기 조절이 제값 받기의 관건"이라며 "이를 누가 해야 하느냐, 농협 등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출하시기를 조절해 농가들과 눈높이를 맞춰 나가야 한다"고 요구했다.

 양배추 생산농가인 김병진씨는 "재배기술과 품질이 좋아졌지만 흉년 들기를 바라는 게 현재 농심의 심정"이라며 "묘종이나 보조금 지원보다 그 예산을 유통과정에 올인해서 좋은 제품이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취나물 생산농가인 강남규씨는 "유통하는 데 농협만 믿고 있다.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생산해내야 한다"며 "건취로 팔거나 즙을 가공하는 등 판로의 다양화가 급선무이고, 농가들도 자구책 마련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간담회를 주재한 강성균 행정자치위원장은 "오늘 이 자리에서 나온 여러 의견과 대안들은 의회차원서 촘촘히 따져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정부나 제주도정에도 주문하겠다"고 말했다.

 김태석 의장도 "농가의 고충들을 하나하나 들어보니 참으로 안타깝고 마음이 무겁다"며 "제주도의회 차원서 현장의 목소리에 더 경청하고 농가들의 애로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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