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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 조선 문인이 바라본 일본 무사사회
박상휘의 '선비, 사무라이 사회를 관찰하다4'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입력 : 2018. 10.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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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감·반감, 동질·이질성 교차
당시 시대상 새로운 시각 접근
인간애 기반 이해와 공감 그려


조선의 선비와 일본의 사무라이. 결코 서로 인정할 수 없는 관계로 비춰진다. 사회적·문화적 반감과 이질성이 확연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호감과 동질성과는 거리가 멀다.

이러한 일반적 관점을 깬 박상휘의 '선비, 사무라이 사회를 관찰하다4'가 최근 출간됐다. 재일교포 3세인 저자는 일본과 한국에서 공부하고 현재 중국 중산대학에서 동아시아인들의 교류상을 연구하고 있다.

저자는 정밀한 통찰력으로 임진왜란 직후인 1590년부터 1764년까지 170여년간의 일본 견문기 35종을 바탕으로 조선의 일본에 대한 인식변화를 추적, 조선과 일본의 관계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당대 조선 선비의 눈을 빌려 문학교류에 치중했던 기존의 연구를 탈피, 이념·제도·풍습·종교·문화·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일본사회를 이루는 총체적 기반을 탐험한다.

저자는 우월한 유교문명의 전파자 조선과 선진문물의 수용자인 낙후한 일본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이해와 교류의 상대로서 조선과 일본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독자를 유도한다. 전란을 겪으며 적대와 혐오, 반감을 품고 시작한 조일간의 교류는 낯선 땅에서 살아가는 인간애를 지닌 사람들을 만나면서 서서히 이해하고 공감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측은지심'을 사람다움의 근본으로 여기던 유교사회 조선의 선비들에게 '일본은 같은 하늘 아래 살 수 없는 존재'요 적개심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이 차츰 바뀐다. 조선 사절단이 200년 가까이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면서 날로 부강해지는 일본의 비밀을 탐색하기 시작하면서다. 그 과정에서 조선의 문인들은 능숙한 대외무역과 탄탄한 기술력, 일본인들에게 뿌리 깊은 절제와 자족의 가치를 배운다. 실례로 조선인이 하루 먹는 양은 일본인이 3일 먹는 양과 같다고 기술한 내용이 있다. 이때부터 절약과 소식을 실천했음을 엿볼 수 있다.

조선의 지식인들은 군사와 농민을 분리해 항시 군사동원이 가능한 당시 일본 군제, 신분제가 뿌리내려 사회가 안정된 점, 분수를 지키는 근면한 백성 등을 부국강병의 이유로 분석했다. 특히 일본 국력 팽창의 이유로 나가사키항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대외무역을 꼽았고, 이러한 분석은 박제가의 해외통상론으로 이어졌다.

조선의 선비들은 17~18세기 일본에서 유교가 번성해지자 종국에는 "우리와 같은 문(文)을 공유하고 있다"며 일본과 도를 공유하는 세계가 실현되기를 꿈꾸기도 했다. 조선 지식인들이 전쟁의 상처를 극복하고 어렵게 도달한 평화공존의 꿈이라 할 수 있다. 서로가 다른 극과 극은 그렇게 통했다. 창비, 2만5000원.

백금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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