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칼럼]여학생 화장, 그 아름다움에 대해…

[한라칼럼]여학생 화장, 그 아름다움에 대해…
  • 입력 : 2017. 07.18(화) 00:00
  • 김관형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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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슬금슬금 여학생들에게 스며들기 시작한 화장들이 어느덧 우리 제주지역 중·고등학교에서 보편화될 정도가 됐다. 최근 들어 우리 지역의 많은 여학생들의 큰 관심사가 화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등학교는 물론 중학교 초등학교까지 화장이 급속도록 번져가고 있다. 청소년들도 화장품 매장의 어엿한 고객으로 자리잡고 있다. 조금씩 늘어가는 화장품 종류 만큼 청소년들의 용돈 지출도 늘어가고 있다. 용돈으로 해결하기가 버거운 학생들은 아르바이트를 해서라도 화장품 비용을 충당하려고 한다. 비용을 줄이려고 화장을 포기하는 일은 절대 없다.

아이라인, 틴트, 아이섀도우, 파운데이션, BB크림은 '공통 필수'로, 마스카라, 블러셔, 쉐딩, 하이라이트, 파우더, 아이브로우는 '선택'사항으로 대략적 분류가 가능하다.

매월 공과금 납부하듯 공통필수와 선택에 따라 5만원에서 15만원까지 지출된다고 한다. 학부모들의 바람은 학교에서 집중적인 단속과 예방활동을 기대하고 인기 걸그룹 연예인들과 인터넷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사회적 풍토가 원인이라고 생각하면서 화장하지 않도록 강요하는 교육적 지도의 한계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러나 학교에서의 이에 대한 지도는 그렇게 간단치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학교에서는 매일 보편적인 화장 기초단계인 자외선 차단제는 되고 BB크림은 안된다고 생활지도 활동을 하고 있지만 종례시간 끝나고 나면 하교시까지 화장실, 버스 안을 이용해 화장을 시작한다.

선생님들이 '청춘은 아름답고 쌩얼이 예쁘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전달해도 학생들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여학생들은 친구들과의 공통 관심사 중 하나가 어쩌면 화장품일 수도 있다. 화장품에 대한 정보를 친구끼리 교환하고 화장품을 나눠 쓰면서 우정도 나누고 친구와의 돈독함도 더 느낀다고 생각한다.

여학생들은 화장을 하면서 예뻐진다는 환상과 어른스러움을 느끼면서 자존감이 높아진다고 여기기도 한다. 화장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만족감을 찾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안타까운 현실이다.

학교에서 지도는 어디까지 해야 하는가? 규제로 인한 갈등을 어떤 방법으로 풀어 가야 하는가?

학교에서는 학교생활 규정에 정해진 학생의 신분에 어울리지 않음을 강조하면서 지도하려 하지만 훈육적 방법도 갈등을 일으키는 요인이고 학생들에게 건강상 좋지 않은 화학방부제 사용으로 알러지를 유발한다고 해도 수긍하는 학생은 없다.

현명한 선택은 무엇인가?

학생인권을 존중하는 의미를 담아서 현실적인 학칙개정을 해야 하는가? 아니면 현실과 시대적 흐름에 맞는 합의 사항을 어디까지 만들어 내야 하는가?

외형적인 관리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시대적인 흐름이 돼버린 지금 미래를 위해 청소년기에는 공부에만 몰두하라는 어른들의 강요는 구시대적인 사고일 수 있다.

학교와 가정에서는 화장품 선택 시 유의점과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 또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해 나가는 과정에서 외형적인 면보다는 미래를 위해 다양한 체험 활동과 학습활동을 통한 내면의 성숙함을 키우고 가꾸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강하게 심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지역사회에서도 청소년들의 열정을 담아 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적 성장을 도와줘야 할 것이다.

<김관형 제주중앙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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