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첫 순교자 김기량 '복자' 됐다

제주 첫 순교자 김기량 '복자' 됐다
교황청 시복 결정 한국 천주교 순교자 124위에 포함
표류하다 구조돼 홍콩서 신앙 입문… 도내 첫 영세자
  • 입력 : 2014. 02.11(화)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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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량 펠릭스 베드로 초상화

제주의 첫 가톨릭 순교자가 복자(福者)가 됐다. 로마 교황청이 최근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에 대해 시복(諡福) 결정을 내린 가운데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출신으로 제주 첫 영세자이자 순교자인 김기량(1816~1867)펠릭스 베드로가 그 명단에 들었다.

시복은 가톨릭교회가 공식적으로 뛰어난 덕행이나 순교로 신자들의 공경대상인 이들을 복자로 선포하는 것을 말한다. 복자는 성인(聖人) 이전 단계다. 오는 8월 15일 예정된 이번 시복식은 교황이 아시아청년대회 개막에 맞춰 방한해 주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주에서 유일하게 복자로 선포된 김기량은 배를 타고 육지와 도내 포구를 돌아다니며 장사를 하던 소규모 무역상이었다. 그는 1857년 무역 활동을 위해 항해하다 거센 풍랑을 만나 한달 이상 표류한 끝에 중국 광동성 해역에서 구조돼 홍콩에 있는 파리 외방전교회에 인도된다. 그곳에 머무는 동안 김기량은 조선인 신학생에게 교리를 배우고 1857년 세례를 받는다. 제주출신 첫 가톨릭 신자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에 세워진 김기량 순교 현양비

김기량은 제주에 공식적으로 가톨릭 교회 공동체가 형성되고 전례행위가 시작되기 이전에 고향에 돌아와 전교활동을 펼친다. 제주에 처음으로 복음을 전파한 그를 통해 1866년 무렵 제주에서는 예비신자를 포함 40여명이 천주교에 입교한다. 김기량은 병인박해(1866)때 체포돼 모진 형벌을 받았지만 끝까지 신앙을 지키다 이듬해 교수형에 처해진다.

천주교제주교구(교구장 강우일 주교)는 김기량의 순교가 제주 천주교 신앙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보고 2001년 시복시성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김기량 시복시성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쳐왔다. 그동안 자료집 발간, 순교비 건립, 현양대회 등을 열었고 그의 이름을 딴 합창단도 만들어졌다.

제주교구 시복시성추진위원회 문창우 신부는 "시복식을 앞두고 김기량이 어떤 인물인지, 이 시대에 그의 삶이 전하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신자는 물론 비신자들에게도 널리 알리는 현양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라며 "김기량 순례길 개장 등 관련 사업 추진에도 노력을 기울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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