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간첩 누명 벗은 피해자들 여전한 고통

[사설] 간첩 누명 벗은 피해자들 여전한 고통
  • 입력 : 2026. 10.29(목) 00:00  수정 : 2026. 10. 29(목) 06:35
  • 한라일보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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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간첩조작사건으로 고통에 시달렸던 제주 사람들이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아직도 상처가 아물지 않고 있다. 피해자들은 가해 당사자들의 사과를 받고 싶고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했다.

제주4·3진상규명과명예회복을위한도민연대(4·3도민연대)가 지난 27일 마련한 '제주조작간첩사건 증언 및 토론회'에서 한 피해자는 불법 구금 뒤 허위 자백을 강요받았던 기억을 꺼냈다. 그는 가석방 뒤 신원 조회에 걸려 제대로 된 일을 구하기 어려웠고 고문 후유증으로 몸이 아파도 병원에 갈 돈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는 진상 규명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대공 업무를 했던 가해자 중에서 양심을 밝힌 사람이 없다면서 죽기 전에 단 한 명이라도 진실을 말해 주기를 기대했다.

제주도가 2022년부터 4년간 실시한 간첩조작사건 피해 실태 조사 결과 1961년부터 1987년까지 제주에서 90명의 피해자가 확인됐다. 이 중 49명은 재심에서 무죄를 확정했다.

이를 통해 피해자들의 법적 낙인은 지워졌지만 사회적 낙인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간첩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하는 등 숨죽여 살아야 했던 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무죄 판결 이후에도 주변의 잘못된 시선을 견디고 있다.

이날 4·3도민연대 토론회에서는 아무 죄도 없는 이들을 간첩으로 만든 국가의 구조와 책임을 거론했다. 피해자에 대한 무죄 판결이 나와도 간첩을 잡았다는 가해자의 공적은 그대로 남아 있어서다. 일상을 빼앗긴 채 살아왔던 피해자들의 삶을 이전처럼 복원하긴 어렵더라도 그들이 또다시 아픔을 겪도록 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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