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부모가 되는 순간, 우리 내면에는 자녀가 탄탄대로를 걸어 성공하길 바라는 설계도가 펼쳐진다. 그러나 자문해야 한다. 그 설계도는 진정 아이를 위한 것인가, 부모의 미완성 된 열망을 투영한 대리만족인가.
우리는 흔히 부모를 자녀의 행로를 통제하는 '완벽한 가이드'로 오해한다. 하지만 변화무쌍한 인생에서 아이는 길을 잃을 수도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은 정해진 길로 끌어오는 '교정'이 아니라, 아이의 목적지를 함께 바라보는 '존중'이다. 어릴 적 나에게 '꿈'은 먼 나라 이야기였다. 하지만 다양한 경험과 기회를 마주하며 변화가 시작됐다. 문득 '나와 닮은 아픔을 겪는 아이들에게 힘이 돼주는 사회복지사가 되겠다'는 확신이 뇌리를 스쳤고, 이는 곧 삶의 큰 용기가 됐다. 보수적인 아버지를 설득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처음 품은 꿈을 결코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진심을 다해 나의 이야기를 전하자, 완강했던 아버지도 결국 마음을 열고 응원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응원에 힘입어 지금 나는 오랜 시간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다. 힘들 때마다 부모님의 격려를 떠올리며 다시 일어설 힘을 얻는다.
이제 잠시 멈춰 서서 아이의 눈을 바라보자. 아이는 지금 부모의 '명령'에 순응하고 있는가, 아니면 부모의 '손'을 잡고 함께 걷고 있는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아이의 무한한 가능성을 재단하기보다, 스스로 삶의 주도권을 쥘 수 있도록 기꺼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용기가 절실하다. <현봉일 아동일시보호시설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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