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공공하수처리시설 불법 설치"… 철거 명령 '파장'

"제주 공공하수처리시설 불법 설치"… 철거 명령 '파장'
제주시, 道 상하수도본부 상대 원상회복명령 '초유의 사태'
서부지역 간이중계펌프장 16개 허가 면적 2배 이상 초과
철거시 해안가 하수 처리 차질 道 "철거 면제해달라" 요구
시, 전문기관 생태계 영향 분석 결과 따라 면제 여부 판단
  • 입력 : 2026. 02.02(월) 18:16  수정 : 2026. 02. 02(월) 22:15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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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부하수처리장 전경.

[한라일보] 제주 서부지역 공공하수처리 시설 십수 개가 '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이하 공유수면법)을 어기고 무단 설치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나 제주시가 해당 시설에 대해 원상회복명령을 내리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원상회복명령은 그동안 무단 점용·사용한 공유수면을 원래 모습대로 되돌리고, 문제의 불법 시설을 철거하라는 뜻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본보는 이번 사태의 경위와 향후 쟁점에 대해 연속 보도한다.

2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제주시는 올해 1월 6일 서부지역 간이 중계펌프장 시설들이 당초 허가 면적을 어기고 공유수면에 불법 설치됐다며 제주특별자치도 상하수도본부(이하 본부)를 상대로 원상회복명령을 내렸다.

간이 중계펌프장은 각 가정에서 발생한 하수를 지표 면까지 끌어 올려 정화 능력을 갖춘 공공하수처리장에 보내는 시설을 말한다.

지대가 낮은 해안가 지역의 경우 고도 차이로 인해 각 가정 하수를 하수처리장에 직접 보낼 수 없어 이같은 펌프 시설이 필요하다.

철거 대상은 서부하수처리장이 관할하는 16개 모든 간이중계 펌프장 연관 시설들이다.

16개 간이 중계펌프장 1곳 당 규모는 작게는 200여㎡에서 크게는 500여㎡로, 제주시 애월읍을 비롯해 한림읍, 한경면, 금능리, 판포리 등 서부 해안가 마을에 집중 설치됐다.

본부 측은 간이중계펌프장 허가 번호가 '2002'로 시작되는 점을 미뤄 2002년경 이들 시설이 설치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 간이중계펌프장은 애초 공유수면 2500여㎡에 설치하는 조건으로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조사 결과 실제 설치 면적은 이보다 2배 이상 넓은 6200여㎡인 것으로 드러났다.

본부 관계자는 "주로 펌프장과 연결된 차집관로(하수를 모아 공공하수처리장으로 운반하는 관로)들이 허가 면적을 초과해 공유수면에 무단 설치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바다와 해안가를 뜻하는 공유수면은 국가 소유의 국유 재산으로, 이 곳에서 허가 없이 시설을 설치하면 '공유수면관리청'은 불법으로 판명된 인공구조물 뿐만 아니라 기초 공사를 위해 사용된 흙, 돌 등을 모두 제거하고 공유수면을 원래 상태로 복구하는 원상회복명령을 내릴 수 있다. 제주지역 내 공유수면관리청은 제주시와 서귀포시 등 양 행정시다.

도내에서 공공기관이 특정 공공기관에게 공유수면법 위반으로 철거 명령을 내리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서부 해안가 마을 하수 처리 공정의 핵심인 중계펌프장 시설 십수개가 하루아침에 사라지면 이 지역 하수 처리에도 심각한 차질이 빚어진다.

본부 측도 이런 문제 때문에 지난달 27일 시에 원상회복 의무를 면제해달라고 신청했다.

공유수면법에 따라 ▷무단 시설이 도로로 이용될 경우 ▷국방과 자연 재해 예방을 설치된 경우 ▷해양환경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고 철거가 불가능 할 경우 원상 회복 의무를 면제 받을 수 있다.

규정대로라면 간이중계펌프장은 도로 또는 국방·자연 재해 예방 시설로 볼 수 없기 때문에 마지막 예외 조건인 해양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없는 시설로 판정돼야만 철거를 피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해안가에 설치된 시설이 해양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들지만 우리는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전문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해양과학기술원, 해양수산개발원, 환경연구원, 해양환경단 등 4곳 중 복수의 기관을 골라 영향 분석을 맡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문기관 분석에서 중계펌프시설들이 해양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드러나면 본부 측은 통지한대로 원상회복명령을 이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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