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수눌음돌봄' 저출생 시대 출산·양육 부담 낮춘다

제주 '수눌음돌봄' 저출생 시대 출산·양육 부담 낮춘다
수눌음돌봄공동체 최근 5년 95% 이상 높은 만족
돌봄 부담 완화로 둘째 아이 이상 출산 선택 영향
참여자 90% "일상·긴급 돌봄 어려움 해소 도움"
  • 입력 : 2026. 02.02(월) 16:39  수정 : 2026. 02. 02(월) 16:52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지난 1일 제주경제통상진흥원 회의실에서 제주도와 제주가족친화지원센터가 마련한 수눌음돌봄공동체 사업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강희만기자

[한라일보] "아이를 키우는 일은 정말 개인의 몫이어야만 할까?" "서로 다른 우리가 함께 돌볼 수는 없을까?" 이런 질문에서 출발한 제주도의 '수눌음돌봄공동체' 사업이 올해로 시행 10주년을 맞는 가운데 이 사업이 돌봄 공백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는 등 지역 사회 돌봄 인프라로 기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주 사람들이 바쁜 농사철이나 힘든 일이 있을 때 서로의 힘을 모으던 삶의 방식이 오늘날 돌봄과 양육 현장으로 이어지며 저출생 시대에 둘째 아이 이상 출산을 선택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다람쥐숲학교'란 명칭의 수눌음돌봄공동체. 7가족 7명으로 시작한 이 공동체는 각 가정에 둘째 아이들이 차례로 태어나면서 얼마 후엔 14명이 된다. 지난해에만 두 명의 아이가 세상 밖으로 나왔고 머지않아 또 한 명의 새 생명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2025년 수눌음돌봄공동체 성과 공유회에서는 '064'팀의 사연이 화제였다. 수눌음돌봄 덕분에 둘째와 셋째까지 낳았다는 이 공동체의 양육자는 아이들에게 봄, 여름, 가을이란 이름을 차례로 지어줬는데 "넷째 임신으로 우리 가족의 사계절이 모두 완성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지난해 수눌음돌봄 참여 양육자 중에는 일하는 여성(시간제 포함)이 81%를 차지했다. 조사 결과 수눌음돌봄이 가져온 아이의 변화(복수 선택)로는 문화 활동 증가, 사회성 발달, TV 시청·휴대전화 이용 감소 등이 꼽혔다. 양육자가 느끼는 변화(복수 선택)는 급하게 자녀 돌봄이 필요할 때 의지할 곳이 있다는 안도감, 독박 육아의 고립감 해소, 육아 정보 공유로 육아에 대한 두려움 해소, 재능 기부·프로그램 기획 등으로 자존감 상승 순으로 답했다. 특히 자녀 돌봄 도움 정도를 2020년과 비교했을 땐 '일상·긴급 돌봄 어려움 해소' 응답률이 37.8%에서 90%로 5년 사이에 2.4배 올랐다. 이는 공동체 내 신뢰·소통·협력을 바탕으로 한 수눌음돌봄 체계가 현장에 안정적으로 뿌리내렸음을 보여준다.

지난 5년간의 사업 만족도가 거의 매년 95%를 웃도는 수눌음돌봄 운영이 올해는 200팀까지 확대된다. 전년 105팀에 비해 지원 규모가 2배 가까이 늘어난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지역 순회 오프라인 사업 설명회와 사전 컨설팅을 실시한 제주도는 오는 9일까지 제주가족친화지원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공동체 모집을 진행한다. 신청자를 대상으로 오는 20~21일 서귀포시, 22일과 26~28일에는 제주시 지역 심사(면접)를 벌인 뒤 3월 3일 대상자를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3월 6일 참여자 오리엔테이션에 이어 3월 13일에는 2026년 수눌음돌봄공동체 발대식을 계획하고 있다.

올해는 모집 대상을 중학생 돌봄 자녀 가구까지 포함시켰다. 영유아와 초·중학생 돌봄 자녀를 둔 3가구 이상이 참여하는 주민 자조모임이면 수눌음돌봄 신청이 가능하다. 발달 지연 등 장애아동이 참여하는 경우엔 연령 제한을 두지 않는다. 각 공동체에는 연 최대 200만원의 지원금이 제공된다.

제주가족친화지원센터 강문실 센터장은 "처음 공동체를 만난 많은 양육자들은 서로 다른 문화와 가치관·양육 방식이 충돌하지는 않을지, 관계 속에서 상처받지는 않을지 걱정을 한다. 그러나 공동체 안에서 임신과 출산, 아이의 성장을 함께 경험하며 그 망설임은 조금씩 신뢰로, 경계는 관계로 바뀌어 왔다"고 했다.



■한라일보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206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