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춘굿(관덕정, 2013년). 국가유산청 '제주 포제와 당굿' 갈무리.
[한라일보] 제주도의 대표적인 마을 제의인 '제주 포제와 당굿'. 마을과 지역 공동체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토대가 된 포제와 당굿은 의례 방식이 각각 다르지만 공동의 기원을 이루고자 하는 뜻이 들어있다. 근대화와 산업화 등 급격한 변화를 겪으면서 마을 공동체의 해체, 인구 감소, 세대 단절 등으로 인해 제의의 전통적 맥락이 약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이를 보전하려는 노력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무형유산으로서의 가치와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오랜 기간 마을 공동체의 결속과 지속을 이어온 마을신앙인 제주도의 동제(洞祭), 포제와 당굿의 전승환경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국가유산청이 최근 '무형유산 디지털 아카이브(www.iha.go.kr)'를 통해 공개한 무형유산 조사연구 보고서 '제주 포제와 당굿'에 담긴 내용이다.
이 보고서는 국가유산청이 2019년부터 2024년까지 6년에 걸쳐 진행한 지역별 공동체의 주요 마을신앙에 대한 현장조사와 심화연구의 1차 결과물이다. '서울 부군당제', '경기 도당제','충청 산신제와 거리제'와 함께 실린 '제주 포제와 당굿'에는 제주지역 공동체 의례문화의 보편성과 지역적 특수성을 조명하고 마을신앙인 동제의 무형유산적 가치를 담아냈다. 과제 연구에는 제주학연구소 강정식·류진옥 연구원이 공동연구원으로 함께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동제는 의례에 따라 기원하는 방식이 다르다. 포제는 문자 중심의 제의이고, 당굿은 구술 중심의 제의이다. 포제는 축문을 통해 기원하고 당굿은 오로지 말로 기원한다. 또 동제는 의례에 따라 권력 구도가 다르다. 포제는 주민들 스스로 벌이는 제의이고, 당굿은 전문 사제자인 심방에게 맡겨서 벌이는 제의이다. 포제는 주민들 스스로 자유롭게 여러 가지를 결정할 수 있다. 당굿은 주민들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연구원들은 제주 동제가 변화 속에서도 다양한 사회문화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며 현재 제주도 동제의 전승환경을 점검하고 아울러 이를 바탕으로 동제 전승의 지속 가능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연구원들은 "전승환경의 변화 가운데 가장 주된 것은 인구 감소이다. 주민이 감소하고 의례 참여 인원이 감소하고 있다. 전통적인 동제의 전승에 대해 공감하는 주민이 감소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동제의 변화 가운데 또 하나는 공동체 범위를 넘어서는 축제화이다. 마을공동체의 의례가 외부 구경꾼의 참여로 축제화 되는 사례가 많다. 그런데 이러한 경우 마을공동체 구성원은 오히려 뒷전으로 밀려나는 사례가 있어 문제이다. 축제화가 온전한 전승을 가로막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동제는 공동체의 의례이지만 동제의 공동체적 성격이 흔들리고 있다. 새로운 공동체가 부상하면서 이러한 양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며 이에 "전승환경 점검은 전승력의 유무와 긴밀한 연관이 있는 작업이어야 한다. 전승환경의 변화에 따라 동제가 적절한 변화를 이루고 있는가를 점검하고 동제의 변화 양상이 환경의 변화에 대한 적절한 대응인가를 확인하는 방향으로 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총 6장으로 구성된 보고서에는 이밖에도 제주 포제와 당굿의 역사적 배경과 신앙적 구조, 포제와 당굿이 지닌 학술적 의미와 문화적 특징과 고유성, 현재 전승되는 포제와 당굿의 대표 사례 등이 담겼다.
박소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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