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3평화교육센터 건물에 조성된 4·3어린이체험관 입구.
[한라일보] 미래 세대에게 4·3의 역사와 평화, 인권의 가치를 알리는 ‘4·3어린이체험관’이 주말과 공휴일마다 휴관하면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2일 오전 방문한 4·3평화공원 내 4·3어린이체험관. 어린이집 원아 6명과 함께 체험관을 찾은 교사들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4·3에 대해 설명하며 곳곳을 둘러봤다.
4·3어린이체험관은 6~11세(유치원~초등학교 4학년 이하)의 유아와 어린이들에게 4·3의 의미를 보다 쉽고 밝게 전달하기 위해 2017년 12월부터 운영됐다.
체험관 내부에는 ‘별들이 된 아이들아’라는 제목의 샌드 애니메이션 영상과 4·3 당시 어린이였던 생존자의 이야기를 풀어낸 그림 일기 등이 전시됐다. 또 4·3으로 희생된 친구들(어린이)에게 편지 쓰기, 벽면에 설치된 색깔공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평화 단어 표현하기 등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하지만 체험관이 평일에만 운영되면서 시민들의 아쉬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공휴일인 ‘어린이날’마저도 휴관일로 지정돼 설립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도 나온다.
강모(40대)씨는 “자녀들과 함께 가려면 주말밖에 시간이 나지 않아 체험관을 방문하려 했지만 문을 닫아 아쉬웠다”고 했다. 조모(50대)씨는 “현장체험학습 신청서를 무리하게 내고서야 방문할 수 있는 건가”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어서 시민 A씨도 “육지에서 지인 가족들이 내려와서 4·3에 대해 알려주려고 4·3평화기념관을 둘러보고, 아이들을 위해 체험관에 갔는데 문이 닫혀 당황했다”고 말했다.
4·3어린이체험관과 유사한 성격의 국립5·18민주묘지 어린이체험학습관은 연중무휴로 운영되고 있다. 체험 프로그램은 평일에만 참여할 수 있지만 주말에도 안내 직원이 근무하면서 관람이 가능하다.

22일 4·3어린이체험관을 관람하고 있는 어린이집 원아들과 교사들.

4·3평화교육센터 건물에 조성된 4·3어린이체험관 내부.
더불어 체험관 내 시설물과 전시 내용에 대한 아쉬움도 나왔다.
전진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 4·3위원장은 “전자기기에 익숙한 요즘 아이들은 익숙해 반응형 교육을 선호해서 체험관 내 시설물은 요새 아이들의 감성과 맞지 않을 수 있다”며 “체험관 내부에서 리모델링 관련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현재로선 아쉬운 점이 남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시민 조모(40대)씨는 “전시물들이 아이들의 흥미를 끄는지 잘 모르겠다”며 “이용 대상이 어린이라고 할지라도 4·3과 평화가 무슨 연관이 있는지, 4·3이 지금 우리에겐 어떤 의미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시설물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4·3평화재단 관계자는 “주말 개방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논의가 있어 왔지만 현재 운영 인력(2명)에서 증원이 이뤄지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다만 찾아가는 4·3어린이체험관을 운영하고 있고,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던 체험 프로그램은 예약이 없을 시 상시 참여가 가능하도록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시설물 보강 등과 관련해 제주도는 지난해 12월 착공한 4·3국제평화문화센터에 메타버스관 등 첨단기술이 혼용된 어린이 시설물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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