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 "도민이 거주지 가까운 곳에서 생활에 필요한 서비스를 편리하게 누릴 수 있는 도시"를 뜻하는 '15분 도시' 제주. 공공건축가들이 기획 과제로 제안한 '15분 도시' 시범 지구 사업 의미와 '행복생활권' 추진 방향을 3회에 걸쳐 싣는다.…○

김지건 공공건축가
서귀포시 표선면은 2023년 8월 '15분 도시' 시범 지구로 선정됐다. 이곳에서는 표선리에 있는 공공도서관을 중심으로 거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려는 계획을 세웠다. 총 50억 원이 투입되는 '표선도서관 기능 활성화'로 '15분 도시 제주' 정책의 첫 건축 사업이다.
2002년 문을 연 표선도서관은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대지 면적 5840㎡ 부지에 들어섰다. 준공 후 20여 년이 흘러 시설 노후화로 공공도서관의 기본 기능도 소화하기 어려운 형편이었다. 실제 '15분 도시 제주'에서 진단한 표선 지역 생활권 현황을 보면 생활 필수 기능 중 '여가' 부문이 '매우 취약' 수준으로 나왔다.
이번 사업의 자문과 기획을 맡아 수차례 현장을 찾은 김지건 공공건축가는 "공공도서관은 여가 부문 필수 지표 시설"이라며 "제주 어디에 살든 생활 편의와 각종 기회를 보장하는 '공간 포용'이 '15분 도시 제주' 사업의 핵심 가치라는 점에서 표선도서관은 적절한 대상지"라고 말했다.
표선도서관은 설계 공모를 거쳐 노후 시설 개선과 내부 공간 재구성을 위한 리모델링이 진행 중이다. 최신 경향을 반영한 개방형 다기능 복합 공간으로 북카페, 계단형·극장형 열람실, 가족 독서 공간 등 집과 가까운 도서관에서 여가 생활도 누릴 수 있도록 바꾼다. 2026년 4월 재개관 목표다.

표선도서관 1층 오픈 열람실 이미지.
설계 심사에도 참여했던 김지건 공공건축가는 "도내외 많은 건축 설계 공모 팀이 우수한 안들을 제출했고 합리적 내외부 구성과 다양하고 세심한 서가 공간 등을 제시한 수준 높은 계획안이 당선됐다"며 "앞으로 변화될 도서관의 모습이 기대가 된다"고 전했다.
그는 표선도서관 사례를 들며 읍면 지역 정주 여건 개선 등을 위해 "사업 기간이 비교적 길고 비용도 많이 드는 공공시설의 신축보다는 리모델링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공공 공간 트렌드와 주민 요구에 적절히 대응해야 할 것"이라며 "나아가 주변의 공공시설들과 적극적으로 연계·확장할 수 있는 공간 간의 호환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필요에 따라 이동하는 도서관·상담소·미술관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는 '15분 도시' 발상지인 프랑스 파리에서 이미 시행 중으로 도시와 읍면 지역의 공간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김지건 공공건축가는 '15분 도시' 이론 창시자로 불리는 까를로스 모레노 소르본대 교수가 핵심 개념으로 삼은 '토포필리아(Topophilia)'에 주목했다. '토포필리아'는 인간이 특정 장소에 대해 갖는 애착, 사랑 등의 정서적 유대감을 의미한다. 그는 "지역 주민들이 자기 동네에 애착을 가질 수 있게 해주면 '15분 도시' 사업은 성공한다고 본다"며 "작은 동네에 머물며 '행복생활권'을 즐길 수 있는 '15분 도시 제주'를 공공건축가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만들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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