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협착 심하면 뇌혈류 감소·뇌동맥 폐색으로 뇌경색 유발까지관 삽입으로 혈관 확장하는 ‘스텐트 삽입술’ 최근 빈도 늘어
경동맥은 총경동맥, 내경동맥, 외경동맥으로 구분된다. 총경동맥은 흉곽 내 대동맥에서 시작해 목까지 올라오는 혈관으로 목의 좌우에 있다. 목 부근에서 이러한 총경동맥은 두피와 얼굴에 혈류를 공급하는 외경동맥과 뇌에 혈류를 공급하는 내경동맥으로 나뉜다. 경동맥 협착증은 대개 내경동맥의 협착을 의미하며, 이러한 내경동맥의 협착은 뇌경색의 원인 중 약 20~30% 정도를 차지한다. 따라서 경동맥 협착증에 대해 정확한 이해와 경각심을 갖는 게 중요하다. 제주대학교병원 신경과 강철후 교수의 도움으로 경동맥 협착증에 대해 알아본다.
┃원인?
경동맥 협착증은 경동맥이 여러가지 원인에 의해 좁아지는 경우를 말한다. 경동맥 협착증의 원인으로는 경동맥 박리, 섬유근성 이형성증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으나, 동맥경화가 가장 흔하고 대표적인 원인이다.
오래된 파이프에 찌꺼기가 끼어 파이프 안이 지저분해지고 좁아지는 것처럼 뇌에 혈류를 공급하는 경동맥에 콜레스테롤, 칼슘 등이 침착해 동맥경화성 병변이 생겨 경동맥 내강이 좁아져 뇌 안으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거나, 또는 동맥경화성 병변에서 작은 부스러기(색전)가 떨어져 나가 혈류를 타고 흘러가 뇌동맥을 폐색시켜 뇌경색을 유발하게 된다.
┃증상?
경동맥 협작증은 협착의 정도가 경미한 경우에는 증상이 없을 수 있다. 그러나 협착의 정도가 심해 뇌 안으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거나, 또는 동맥경화성 병변에서 색전이 떨어져 나가 눈동맥이나 뇌동맥을 폐색 시키는 경우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증상으로는 한쪽 눈의 일시적인 시력 소실, 한쪽 팔·다리의 마비, 언어장애, 어지러움 등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때로는 증상이 수 분 내지는 수 시간 이내에 호전되는 일과성 허혈 발작이 나타날 수 있다.
경동맥 협착증의 진단을 위한 비침습적인 검사로는 경동맥 초음파 및 CT, MRI를 이용한 혈관조영술이 있고, 침습적인 검사로는 뇌혈관 조영술 (transfemoral cerebral angiography)이 있다. 이 중 뇌혈관 조영술은 경동맥 협착증의 진단에 있어 가장 정확한 검사 중 하나로, 경동맥 재개통을 고려하는 환자들에게 널리 행해지고 있다.
┃치료 전략과 수술적 접근
경동맥 협착증의 치료 목적은 뇌경색의 예방이다. 많은 외국 보고에 따르면, 경동맥이 60% 이상 좁아진 경우 5년 이내 뇌경색의 발생률이 10% 전후이며, 최근 뇌경색이 있었던 경우에는 2년 이내 뇌졸중 발생률이 26%라고 한다. 무증상이면서 협착의 정도가 50% 미만의 경미한 협착인 경우에는 항혈소판제를 중심으로 한 약물 치료와 위험인자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관리로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이 있으면서 50% 이상의 협착이 있는 경우 혹은 증상이 없더라도 70% 이상의 심한 협착이 있는 경우에는 경동맥 내막절제술 및 경동맥 스텐트 삽입술과 같은 경동맥 재개통을 고려해야 한다.
경동맥 내막절제술은 전신마취 하에 경동맥을 직접 절개해 동맥경화성 물질이 쌓여있는 혈관내막을 제거하는 수술이다. 경동맥 내막절제술은 NASCET(NEJM 1991; 325:445-53) 및 ECST (Lancet 1991; 337:1235-43) 연구에서 50% 이상의 유증상 경동맥 협착증 환자의 치료에 있어 약물 치료보다 뇌졸중 예방 효과가 우수함이 증명됐고, ACAS(JAMA 1995; 273: 1421-8) 및 ACST-1(Lancet 2004; 363:1491-1502) 연구에 의해 60~70% 이상의 협착이 있는 무증상 경동맥 협착증 환자에서도 약물 치료보다 뇌졸중 예방 효과가 우수함이 증명됐다.
경동맥 스텐트 삽입술은 대퇴동맥으로 관을 삽입해 경동맥 협착증이 있는 부위에 스텐트라는 금속 그물망을 펼쳐 좁아진 혈관을 넓혀주는 방법이다. 예전에는 경동맥 스텐트 삽입술이 주로 전신마취 하에 수술하기가 위험한 환자 및 경동맥 협착 부위가 너무 머리 쪽으로 높게 위치하고 있어 경동맥 내막절제술을 받기 힘든 환자들에게 선택적으로 행해졌다.
그러나 최근 들어 발표된 여러 논문에 따르면, 경동맥 스텐트 삽입술과 경동맥 내막절제술을 비교했을 때, 뇌졸중 예방 효과 및 안전성(합병증 발생 비율)에 있어 두 치료 방법이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유럽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경동맥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하는 빈도가 점차 늘어 현재는 경동맥 내막절제술보다 더 많이 행해지고 있다. 경동맥 내막 절제술과 경동맥 스텐트 삽입술은 각각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으므로, 경동맥 재개통이 필요한 경동맥 협착증 환자의 경우 전문의와 상의해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
<강철후 교수 제주대학교병원 신경과>
[건강Tip] 달콤하고도 묘한 과일, 무화과
'꽃이 없는 과일'이라는 뜻을 가진 무화과(無花果)는 이름만 들어도 뭔가 신비롭다. 실제로 무화과는 겉으로 드러나는 꽃이 없다. 사실은 과일 안쪽에 수많은 꽃이 숨어 있고, 우리가 먹는 그 부드럽고 달콤한 과육은 바로 이 꽃이 열매로 변한 것이다.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부터 성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록에서 등장하는 무화과는 인류가 가장 오래 즐긴 과일 중 하나다.
무화과는 여름과 가을 사이, 짧은 기간에만 맛볼 수 있는 제철 과일이다. 한입 베어 물면 부드럽게 퍼지는 단맛과 입안에서 녹는 듯한 식감이 매력적이다. 무화과는 자연 그대로의 깊은 단맛을 지닌 과일로, 건강한 단맛의 좋은 예이다. 단맛을 내는 주된 성분은 포도당과 과당으로, 이 두 당류가 조화를 이루어 단순히 강한 단맛이 아닌, 부드럽고 은은한 풍미를 만들어 낸다.
무화과는 껍질이 얇고 연약하지만, 그 안에는 달콤한 맛과 더불어 식이섬유, 다양한 항산화 성분 등 영양이 가득하다. 100g당 식이섬유가 약 2.9g으로, 바나나보다 많고 사과와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펙틴이라는 수용성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무화과에는 칼륨(232㎎/100g)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돕고, 혈압을 안정시키는데 유익하다. 또한 칼슘(약 35㎎/100g)도 포함돼 있어 뼈 건강에 기여할 수 있다. 말린 무화과는 생과보다 당분과 열량은 높지만, 미네랄과 식이섬유는 더 농축돼 있어 간식이나 에너지 보충용으로 활용하기 좋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무화과에 들어 있는 단백질 분해 효소, '피신(ficin)'이다. 이는 파파야의 파파인, 파인애플의 브로멜라인과 유사한 역할을 하는 천연 소화효소로, 육류를 연하게 만드는 데 활용되기도 한다. 피신은 특히 단백질이 풍부한 식사 후 소화를 돕는데 유용하다. 다만 무화과 속에 포함된 천연 라텍스 성분은 일부 민감한 사람에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무화과는 오래전부터 '건강을 지키는 열매'로 여겨져 왔다. 한방에서는 무화과를 폐와 위에 좋은 과일로 분류하며, 마른기침이나 인후통 완화에 활용해 왔다. 유럽에서는 말린 무화과를 따뜻한 차에 넣어 감기 증상 완화용으로 즐기기도 했다. 단맛과 부드러운 식감에 건강까지 담긴, 자연의 지혜가 느껴지는 과일이다.
무화과는 껍질째 먹는 것이 일반적인데, 껍질은 얇고 부드러우며 과육과 조화를 이룬다. 요거트, 치즈, 오트밀이나 샐러드에 곁들이면 단맛과 식감에 풍미를 더한다. 잘 익은 무화과는 생과로 먹는 것만으로도 훌륭하지만, 살짝 오븐에 구우면 더욱 농축된 단맛을 즐길 수 있다. 지금이 아니면 맛보기 어려운 제철 과일, 무화과. 짧은 만남이 아쉽지만, 그래서 더 귀한 계절의 선물이다. 부드럽고 달콤한 그 맛 안에 자연이 담은 건강한 지혜를 함께 음미해 보는 건 어떨까? <제주대학교병원 영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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