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국내 생수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는 제주개발공사의 '삼다수'가 정체 위기에 직면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외 업계에 따르면 삼다수가 '국내 메가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것은 사실이지만, 구조적인 개선 없이 브랜드 위상에만 의존해서는 미래가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삼다수는 현재 국내 생수 시장에서 약 40%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 수치는 5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화가 없다. 삼다수 시장 점유율은 2015년 45.1%, 2022년 42.8%, 2023년 40.3%, 2025년 1분기 40.4%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규모가 커지든 줄어들든 점유율만 고집하는 것은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며 "오히려 실질적인 매출과 이익의 정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올해 1분기 삼다수 시장 점유율을 전년 동기 대비 올라갔으나 매출액은 오히려 하락했다.
삼다수 유통을 담당하는 광동제약과 제주개발공사 간의 협력 부족도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유통 전략은 광동제약이 주도하고 있지만, 제주개발공사는 이를 통제할 수단이 없어 사실상 전략적 협의가 잘 안되고 있는 상태다.
이로 인해 할인점 행사와 온라인 유통 간 가격 충돌, 쿠팡의 자동 가격 연동 정책 등으로 유통 질서가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전문가는 "양측이 전략을 조율하지 못하면, 유통시장의 승자는 결국 쿠팡뿐"이라고 말했다.
삼다수의 글로벌 확장 가능성도 제한적이다.
현재 수출은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사실상 정체 상태이며, 주로 '보따리상'이나 재외 한인사회 유통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업계는 베트남, 필리핀, 방글라데시 등으로의 체계적 확장이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ESG 전략 측면에서도 방글라데시 같은 물 부족 국가에 삼다수를 기부하는 민간 외교형 프로젝트나, 유아기부터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장기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나 제주개발공사는 수익 중심의 단기 성과에 매몰돼 있어 이러한 제안은 수용되지 않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삼다수는 단지 국내 점유율 40%를 유지하는 데 그칠 브랜드가 아니라, 에비앙처럼 세계적 프리미엄 생수로 도약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판매·마케팅·환경·수출 등 전 부서가 하나의 장기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발공사가 현재처럼 단일 수익 사업에 의존한다면, 10년 뒤 삼다수의 입지는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제주개발공사는 삼다수의 유통을 맡을 새 위탁판매사를 선정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오는 5월 30일부터 6월 4일까지 사전규격 공개를 진행하고, 6월 5일부터 7월 24일까지 48일간 입찰공고를 나라장터(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를 통해 공고한다. 제안요청서에 대한 사전설명회는 6월 13일 서울에서 열린다.
현재 삼다수의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업체는 광동제약으로, 지난 2013년부터 올해 말까지 12년간 삼다수의 위탁판매를 맡아왔다. 이번 입찰은 향후 10년 삼다수 브랜드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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