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대선후보 사무실에서 회동을 마친 뒤,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라일보] 국민의힘이 21대 대선 후보 등록에 앞서 당의 대선 후보를 김문수 후보에서 한덕수 후보로 교체하는 시도를 하다 당원들의 반대에 부딪쳐 이를 중단하는 촌극을 벌였다. 대선을 20여일 앞두고 대선 후보 교체 시도라는 우리나라 정당 사상 유례없는 일이 벌어지면서 국민의힘의 당 내 혼란이 향후 본선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10일 당의 대선 후보를 김 후보에서 한 후보로 교체하는 데 대한 찬반을 묻는 전 당원 투표를 한 결과, 반대 의견이 찬성보다 많아 부결됐다고 밝혔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오늘 전 당원 투표에서 수치를 밝힐 수 없지만, 근소한 차이로 후보 재선출 관련 설문이 부결됐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국민의힘이 추진한 후보 교체 절차는 중단됐고, 김 후보가 대선 후보 자격을 회복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21대 대선 후보 등록 마감(12일)을 앞두고 김 후보와 한 후보간 후보 단일화 협상이 좌초되자 대선 후보 교체에 나섰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김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한 후보와의 단일화를 약속했지만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후보 교체 사유로 밝혔다.
이를 위해 국민의힘 비대위는 10일 새벽 대선 후보 선출을 취소하는 안건을 의결한 뒤 한 후보의 입당과 후보 등록에 대한 의결 절차를 밟았다. 이어 전 당원 대상 투표를 거쳐, 11일 전국위원회에서 한 후보를 최종 후보로 지명하려 했다. 하지만 당원 투표에서 부결되며 후보 교체는 무산됐다.
국민의힘 지도부의 후보 교체 시도는 당 안팎의 비난을 싰다.
김 후보가 강력 반발한 것은 물론 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던 나경원·홍준표·안철수·한동훈 후보도 당의 후보 교체 시도를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후보 교체 시도뿐 아니라 그 절차도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 선출 취소 안건을 의결한 뒤 새벽 3~4시에 새롭게 대선 후보 등록 접수를 받았고, 한 후보만 유일하게 후보 등록을 할 수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12·3 계엄에 이어 또하나의 내란 쿠데타를 저질렀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김 후보는 당원 투표 결과 후보자격을 회복하자 "즉시 선대위를 출범시키고 빅텐트를 세워 반(反)이재명 전선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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