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제주愛빠지다] (9)모하메드 아민·하민경씨 부부

[2020 제주愛빠지다] (9)모하메드 아민·하민경씨 부부
“문화·피부색 다르지만 모두 같은 사람”
  • 입력 : 2020. 11.11(수) 00:00
  •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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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삼도2동에서 할랄 음식점을 운영하는 모하메드 아민씨와 하민경씨 부부.

내전 피해 예멘서 제주 입도
할랄 음식점하며 부부의 연
“서로 이해하는 공간 되기를”

"다른 문화와 피부색을 갖고 있지만, 우리 모두는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제주시 삼도2동에는 아랍어로 '평화'를 뜻하는 할랄 음식점 '아살람'이 있다. 이곳을 운영하는 모하메드 아민(37)씨는 지난 2018년 5월 전쟁을 피해 제주로 들어온 예멘 난민 중 한명이었으나, 지금은 부인 하민경(40)씨를 만나 제주도민이 됐다.

2018년 당시 국악을 전공하고 초등학교에서 풍물을 가르치던 하씨는 우연히 '제주도 온 예멘 난민들이 갈 곳이 없어 노숙하고 있다'는 SNS 글을 보고 30평 남짓의 지하연습실을 이들에게 숙소로 제공했다. 지낼 장소는 해결됐으나 이슬람 율법에 따른 할랄 음식만 먹을 수 있는 이들 무슬림들에게는 식사가 문제였다. 예멘인들을 돕던 하씨는 이들의 권유로 할랄 음식점을 열게 됐다. 이 과정에서 말레이시아에서 요리사로 일했던 아민씨를 만나 부부의 연을 맺게 됐다.

제주로 들어와 뱃일을 하던 아민씨는 "바다 위에서 제주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가족을 꾸리며 살고 싶다고 매일 기도 했는데 그 소원을 들어준 것 같다"며 "하루빨리 예멘 내전이 종식돼 예멘에서 결혼식을 한 번 더 올리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결혼까지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존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됐다고 전했다. 지난해 가진 이들 부부의 결혼식도 서로의 종교와 문화를 존중하기 위해 제주향교에서 전통혼례로 치러졌다.

아민씨는 "우리는 서로를 존중하고, 또 우리 주변에는 우리를 존중하는 좋은 친구들이 많다. 이러한 만남들이 제 삶에 축복으로 다가온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대규모 난민 신청 소식으로 제주지역 사회는 예멘 난민 공포와 괴담 등이 확산됐으나, 2년 넘은 시간 동안 이같은 안좋은 소문이 무색할 만큼 아무런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들은 누구보다도 제주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아민 씨는 "예멘인들은 자신들에 대한 안좋은 인식 등으로 인해 오히려 무서워서 무리를 지어 다니거나 자신의 행동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외출을 자제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며 "가족과 친구를 고향에 두고서 떠나올 수 밖에 없는 예멘인들의 상황을 조금만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아살람'이 한국인과 아랍인, 그리고 무슬림들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장소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들은 "한 때 예멘인들에 대한 온갖 안좋은 소문들이 SNS 등을 통해 확산되는 것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며 "아살람에서 할랄 음식을 맛보면서 이들에 대한 안좋은 인식을 바꾸고, 서로에 대해 이해하고 친구가 될 수 있는 장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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