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영화축제' 아카데미…'셰이프 오브 워터' 독주할까

'최대 영화축제' 아카데미…'셰이프 오브 워터' 독주할까
  • 입력 : 2018. 02.17(토) 10:43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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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프 오브 워터:사랑의 모양'.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미국 최대 영화축제인 아카데미 시상식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로 90회째를 맞는 아카데미 시상식은 다음 달 4일(한국시간 5일 오전 10시)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의 돌비극장에서 열린다.

미국의 코미디언 지미 키멜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회를 맡는다.

지난달 7일 열린 제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레드카펫을 검은 드레스 물결로 뒤덮었던 '타임스 업'(Time's Up· 성추행·성폭력·성차별 문제를 없애기 위해 여배우와 스태프 300명이 만든 단체) 캠페인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셰이프 오브 워터:사랑의 모양'.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 '셰이프 오브 워터' vs '쓰리 빌보드'

올해 아카데미의 최대 화제작은 '셰이프 오브 워터:사랑의 모양'이다.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여우주연상(샐리 호킨스) 등 최다인 13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1960년대 미국 항공우주연구센터의 비밀 지하 실험실에 들어온 괴생명체와 이곳에서 일하는 청소부 엘라이자의 특별한 사랑을 그린 판타지 영화다.

제74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과 제75회 골든글로브 감독상·음악상, 미국감독조합(DGA)상 등 각종 상을 휩쓸었다. 아카데미에서도 가장 많은 오스카 트로피를 가져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얼마 전 표절 시비가 불거진 점은 수상의 걸림돌로 꼽힌다.

'쓰리 빌보드'. 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딸을 죽인 살인범을 찾기 위해 마을 외곽의 대형 광고판에 도발적인 광고를 실어 메시지를 전하는 엄마의 사투를 다룬 '쓰리 빌보드'(마틴 맥도나 감독)도 작품상, 각본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편집상, 음악상 등 6개 부문에서 7개 후보를 배출했다. 골든글로브에서 '셰이프 오브 워터'를 제치고 작품상을 받아 만만치 않은 경쟁 상대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덩케르크', 2차 세계대전 당시 윈스턴 처칠의 고뇌를 다룬 '다키스트 아워'(조 라이트 감독)도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더 포스트'. CGV아트하우스 제공

개인 통상 10회 작품상에 오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더 포스트'는 미국의 베트남전 개입 과정을 담은 일급 기밀문서 '펜타곤 보고서'를 폭로하는 워싱턴포스트 기자들과 발행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첫사랑을 그린 퀴어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루카 구아다니노 감독), 공포영화 '겟 아웃'(조던 필 감독), 성장 로맨스 '레이디 버드'(그레타 거위그), '팬텀 스레드'(폴 토머스 앤더슨) 등도 작품상을 놓고 겨룬다.

◇ 멕시코 출신·여성·흑인 감독 수상자 배출할까

'셰이프 오브 워터'의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감독상을 받으면, 현재 가장 활발하게 활동 중인 멕시코 출신 감독 3인방이 모두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게 된다. 2014년에는 '그래비티'의 알폰소 쿠아론이 감독상을 받았고, 2015년과 2016년에는 '버드맨'과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로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이 2년 연속 수상했다.

'레이디 버드'.UPI코리아 제공

'레이디 버드'는 배우 그레타 거위그의 감독 데뷔작이다. 자신의 고교 시절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인 성장 로맨스다. 그레타 거위그는 90년의 오스카 역사상 감독상 후보에 오른 5번째 여성 감독이다. 실제 감독상을 받은 여성은 '허트 로커'(2008)의 캐스린 비글로뿐이다.

'겟 아웃'의 조던 필 감독은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에 오른 5번째 흑인 감독이며, 그가 상을 받으면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의 흑인 감독상 수상자가 된다.

그동안 '메멘토'(2000), '인터스텔라'(2014) '인셉션'(2010) 등의 명작을 선보이고도 아카데미와 인연이 없었던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 이번에는 '덩케르크'로 감독상 수상의 영예를 안을지도 관심이다.

'다키스트 아워'. UPI코리아 제공



◇ 남녀주연상 게리 올드먼·프랜시스 맥도먼드 유력

'다키스트 아워'에서 윈스턴 처칠을 연기한 게리 올드먼은 첫 남우주연상 수상이 유력시되고 있다. 그는 외모뿐만 아니라 말투, 걸음걸이까지 처칠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팬텀 스레드'의 대니얼 데이루이스는 복병이다. 1950년대 런던의 명성 있는 디자이너 레이놀즈를 연기한 그는 이 작품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최다 수상자(3회 수상)인 그가 은퇴 전 오스카 트로피를 다시 한 번 품에 안을지 관심이 쏠린다.

'쓰리 빌보드'.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여우주연상은 '쓰리 빌보드'의 프랜시스 맥도먼드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맥도먼드는 제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셰이프 오브 워터'의 샐리 호킨스와 '더 포스트'에서 워싱턴포스트의 최초 여성 발행인 역을 맡은 메릴 스트리프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메릴 스트리프는 이 영화로 개인 통산 21번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며 아카데미 역사상 최다 노미네이트기록을 세웠다.

'올 더 머니'. 판씨네마 제공



◇ 최고령 배우는 크리스토퍼 플러머

올해 아카데미 후보 명단에 오른 최고령 배우는 남우조연상 후보로 지명된 '올 더 머니'의 크리스토퍼 플러머(89)다. 1929년생인 그는 뮤지컬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일곱 아이를 둔 트랩 대령역으로 유명하다. 플러머는 '올 더 머니'에서 세상의 모든 돈을 가졌지만, 유괴된 손자의 몸값으로는 한 푼도 주지 않으려는 갑부 역을 맡았다. 원래 이 역에는 케빈 스페이시가 캐스팅됐으나 할리우드의 '미투' 성폭력 고발로 하차하고, 플러머가 개봉 6주 전에 다시 캐스팅돼 9일 만에 촬영했다.

올해 아카데미 최고령 후보자는 플러머보다 한 살 많은 제임스 아이보리(90) 감독이다. 그는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각본·각색·제작을 맡아 각색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1940년대 인종차별의 역사를 담아낸 영화 '머드바운드'의 레이철 모리슨 촬영감독은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촬영감독 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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