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로병사]파랑새는 없다? 있다!

[생로병사]파랑새는 없다? 있다!
  • 입력 : 2014. 12.12(금)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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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행복은 무엇일까? '재물을 잃는 것은 조금 잃는 것이요 친구를 잃는 것은 많이 잃는 것이며, 건강을 잃는 것은 다 잃는 것이다'라는 서양 속담이나 '건치(健齒)가 오복'이라거나 '복중에 건강 복이 최고다'라는 우리네 속담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우리는 여러 복 중에 건강을 으뜸으로 친다.

옛 말에 병은 자랑하라는 말은 건강을 되찾기 위해 많은 사람의 자문을 얻으라는 뜻이다. 오늘날에는 인터넷과 이를 바탕으로 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카카오톡, 네이버밴드, 페이스북을 통해서 전해지는 건강에 관한 각종 이야기는 친구라는 전달자를 통해 매우 신뢰성 있는 치료법이 되어 많은 사람에게 퍼지고 있다. 치료법이 정말 과학적 근거가 있는지, 효과가 있는지는 따져보지 않은 채 사실처럼 전해지는데 그 전파속도가 번개와 같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면 심정지가 오려고 하면 기침을 하면 살 수 있다는 기침 심폐소생술이다. 기침을 한다고 해서 심정지를 예방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흉통을 느끼는 심근경색 환자에게는 119에 도움을 요청해서 살 수 있는 초기 몇 분의 기회마저 놓칠 수 있는 매우 심각한 오류임에도 SNS를 통해 마치 진실인 듯 퍼졌다. 계란, 매실, 청주를 원료로 밝힌 신비의 물을 마시면 뇌졸중이 절대 오지 않는다고 하는 이야기도 그 근거는 일본 교장회의에서 나왔다는 것 뿐으로 당연히 사실이 아니다. 심지어 암은 없으며 의사들이 만들어낸 거짓이니 치료받지 말라고 주장하는 책까지 버젓이 팔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의 문제는 멀쩡히 치료받을 수 있는 기회를 근거 없는 주장으로 물거품으로 만드는데 있다.

과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주변 사람의 도움이 절실했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세계 각국에서 질병에 관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고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치료법이 나오고 있으며 과학기술에 근거한 수많은 진단기기와 치료기기가 선을 보이고 있다.

널리 알려진 벨기에 극작가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파랑새'를 보면 틸틸과 미틸 남매가 파랑새를 찾아 나선다. 힘든 모험에도 불구하고 찾지 못하고 터벅터벅 집에 돌아와서 새장 안에 파랑새가 있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리가 찾는 행복이 멀리 있지 않고 우리 가까이에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10분만 걸음을 나서면 10년 이상을 의료의 길로 매진해왔던 의사를 만나 자신의 건강에 관한 조언을 들을 수 있는 나라가 우리 대한민국이다. 유일하게 대한민국이 세계 선진국이나 후진국보다도 저렴하면서 최고의 서비스를 자랑하는 것이 의료이고 의사이다.

<강영준 제주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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