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종철의 재미있는 과학이야기(36)]콜레스테롤과 성호르몬의 실타래

[변종철의 재미있는 과학이야기(36)]콜레스테롤과 성호르몬의 실타래
  • 입력 : 2013. 03.22(금)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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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로이드(steroid)'라고 하면 무엇이 연상될까? 운동선수들이 이용하는 것으로 능력을 향상시키는 약, 혹은 어두운 곳에서 남 몰래 투여하는 약물 정도를 떠올릴까! 스테로이드가 왜 널리 남용되고 있을까? 우리는 콜레스테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다양한 스테로이드는 우리 몸이 적절한 활동을 하는 데에 필수적인 천연화학약품이다. 이것은 4개의 탄화수소 고리구조, 즉 17원자 고리계인 공통된 골격을 지니고 있는 물질이다. 물론 지방(fat), 기름(oil)과 함께 스테로이드와 왁스(wax)도 지질에 속한다.

에스트라다이올(estradiol),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 콜레스테롤, 비타민 D, 코티손(cortisone) 등은 건강한 신체에는 적당량이 자연적으로 형성되는 스테로이드이다. 여기서 성호르몬에 대해 살펴보는 것은 흥미로울 것이다.

콜레스테롤은 스테로이드 성호르몬을 합성하는 출발물질이다. 여성 호르몬의 하나인 프로게스테론(progesterone)과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은 화학적 구조가 약간 상이다.

다른 여성 호르몬으로는 에스트라다이올과 에스트론(estrone)이 있으며, 이들을 에스트로겐(estrogen)이라 칭한다. 에스트로겐은 난소에서 난자의 성장에 중요하고, 프로게스테론은 자궁벽을 임신에 맞추어 변화시키고 수정 후에는 난소로부터 새로운 배란을 막는다.

피임약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유도체를 사용하며 임신 후 진행되는 호르몬 반응을 자극함으로써 배란을 억제한다. 이처럼 인체에서 호르몬의 존재 가치는 대단하다.

테스토스테론과 안드로스테론(androsterone)은 중요한 남성 호르몬으로 안드로겐(androgen)이라고 부른다. 이들은 정자에서 콜레스테롤로부터 합성되며 남성의 2차 성징 발달, 근육과 조직 성장을 촉진한다.

다른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스텐다이온(androstendione)은 근육 강화제로 인식되고 있다. 이런 근육 강화 특성은 천연 남성 성호르몬의 조직 강화효과를 모방한 합성 스테로이드의 개발을 유도했다. 인간은 자연환경이 제공한 선물들을 모방·악용·남용함으로써 삶을 피폐화시키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화학물질은 긍·부정적 측면에서 다양한 역할을 한다. 화학물질의 인위적인 조작으로 인해 자연계의 호르몬 균형에 새로운 문제점들이 등장했다. 자연에 노출된 오염물질인 화학물질의 구조가 에스트로겐의 것과 상당히 상이하지만, 천연 에스트로겐의 효과를 흉내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오염물질을 환경 에스트로겐(environmental estrogen) 혹은 '성전환 물질'이라 칭한다.

성전환 물질이라는 표현은 수컷에게 암컷의 특징이 나타나게 하고, 정상적인 암컷의 특징을 과도하게 자극하는 그들의 능력을 강조한다. 어떤 지역의 오염된 수로에 있는 수컷 악어가 난소처럼 보이는 구조를 갖게 되었고, 또한 암컷 악어는 평소보다 더 많은 알을 생산하게 되었다. 그런데, '인간들도 이러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징후가 보고되고 있다. <제주대학교 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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