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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ED 지상전] (13)김강훈의 '하우(霞雨)'
이 하늘 아래 다르지 않은 비와 당신의 이야기
내면 비추는 비… 우연과 계획성이 조합된 작업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1. 08.02. 17:3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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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대가 있는 창밖에 비가 내린다. 거리를 걷다 그 비를 맞은 이들도 있을 것이다. 비는 각기 다른 표정으로 일상에 스민다. 중국 중앙미술학원 회화과 학사, 석사를 마친 김강훈 작가는 비에 천착하고 있다. 한라일보 1층 갤러리 이디(ED)의 MZ세대 제주 작가 초대전에도 비 내리는 장면을 담은 작품이 걸렸다.

그에게 비는 나와 너, 또는 그 누구나 동등하게 겪는 존재다. 그 비에 흠뻑 젖은 경험을 하거나 다른 일에 열중해 비 오는 줄 모르는 이도 있지만 사람과 사물 모두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과 마주하기 때문이다.

비는 내면을 비춘다. 자연과학에서 '대기 중의 수증기가 물방울이 되어 지상으로 떨어지는 기상현상'을 일컫지만 낙하하는 순간 인간의 감성과 만난다. 마음의 상태에 따라 그것은 고단함을 씻겨낼 단비도 되고 눈물 방울도 된다. 희비는 영원하지 않다. 비가 그치고 내리듯, 우리들 나날에도 기쁨과 아픔이 교차하며 삶을 단련시킨다. 그러니 어제 비를 맞았다고 내일에 절망할 필요가 없다. 비는 어느새 인류애, 평등의 가치로 확산되며 생의 의미를 새기도록 이끈다.

김 작가는 드리핑 기법을 이용해 물감을 흩뿌리는 방식으로 비의 에너지와 중력을 표현했다. 그 위에 붓질을 이용해 빗줄기 형상을 긋는데 때로 나무 막대기나 빗자루도 쓴다. 그는 이 같은 우연적 효과에만 기대지 않고 조형성이나 구성을 고려해 선을 긋는 작업도 병행했다. 동양화의 그것처럼 단번에 선을 쳐야 하는 작업은 간단치 않다. 계획과 무계획이 조합된 그의 '비' 연작들은 차츰 진화하며 독특한 인상을 그려내고 있는 중이다.

'우상(雨象)', '하우(霞雨)', '호우(好雨)' 등 그가 캔버스에 아크릴로 작업한 비 풍경엔 붉거나 푸르른 색감이 펼쳐진다. 그 시간, 그 장소에 퍼져있던 세상의 색들이 투명한 빗방울에 투영된 결과다. 그대는 오늘 어떤 비와 함께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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