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지친 제주 예술가와 마을의 상생

코로나에 지친 제주 예술가와 마을의 상생
건입동 도시재생현장센터 '예술공감 프로젝트'
4월 3일 주정공장 옛터에서 4·3공연 첫 무대
건입동 배경 무관중 공연 동영상 채널로 공유
  • 입력 : 2020. 04.05(일) 18:12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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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제주시 건입동 주정공장 옛터에서 이루어진 우상임씨의 아코디언 연주 '잠들지 않은 남도'가 유튜브를 통해 제공되고 있다.

지난 3일, 제주4·3당시 수용소로 활용했던 제주시 건입동 주정공장 옛터. 생과 사를 오갔던 제주 사람들의 기억이 배어있는 이곳을 제주에서 공연예술 활동을 하는 예술가들이 찾았다. 피아니스트 우상임·김경택, 소프라노 김지송, 색소폰 연주자 고결, 춤꾼 안지석씨다. 이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4·3의 영혼들을 위무하는 공연을 펼쳐놨다.

청중없이 치러진 이번 공연은 건입동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센터장 김외솔)가 도시재생주민협의체(위원장 강두웅)와 손잡고 기획한 '도시재생 예술공감 프로젝트'로 이루어졌다. 코로나19로 인해 거의 모든 무대가 끊긴 상황에서 제주지역 문화예술인들에게 공연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민들에겐 건입동 지역에서 벌어지는 온라인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건입동 지원센터는 지난달 27일부터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공연에 참가할 예술가를 수시로 접수했다. "건입동 마을을 위한 진정성있는 마음만 있으면 된다"며 참가 신청 양식을 최대한 간소화했다. 그 결과 3일 기준 11팀이 공연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예술가들이 건입동을 배경으로 원하는 날짜에 공연을 하면 건입동 지원센터에서 섭외한 제작진들이 그 장면을 영상에 담아 동영상 채널(유튜브)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참가자들에겐 소정의 출연료가 주어진다. 무대가 되는 장소는 출연진들이 작품 내용과 어울리는 곳을 직접 발굴함으로써 예술가와 지역이 상생하도록 이끈다.

그래서 첫 무대 역시 72주년 4·3을 맞는 4월 3일에 열린 만큼 4·3유적지로 정해졌다. 이날 우상임씨는 아코디언으로 '잠들지 않는 남도'를 연주했고 소프라노 김지송씨는 김경택씨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웡이자랑'을 풀어냈다. 고결씨와 안지석씨는 '애월'을 준비했다.

지난 3일 주정공장 옛터에서 소프라노 김지송씨가 김경택씨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웡이자랑'을 부르고 있다. 사진=건입동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제공.

건입동 지원센터는 현재 유튜브를 통해 지난 3일 공연 영상을 5분40초 분량으로 편집해 공유하고 있다. 고결·안지석씨의 '애월'도 조만간 유튜브로 선보일 예정이다.

김외솔 센터장은 "문화예술 활성화를 통한 도시재생의 방안으로 준비한 프로젝트"라며 "예술가들과 함께 뮤직비디오 형식으로 영상을 만들며 건입동의 숨겨진 장소를 홍보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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