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일본 도쿄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책방거리인 '진보초(神保町)'가 있다. 고서점 150여 곳이 모여있는 이 거리 한 켠에는 유일한 '한국서점'이 있는데, 2015년 7월 7일 문을 연 '책거리'이다. 올해 10주년을 맞아 이 곳의 책방지기인 김승복 대표가 에세이 '결국 다 좋아서 하는 거잖아요'를 최근 펴냈다.
20대 초반에 홀로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니혼대학에서 문학평론을 전공한 저자는 한국문학을 일본에 알리고 싶다는 마음에 2007년 한국문학 전문 출판사 '쿠온출판사'를 차린다.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 전권(20권)을 번역해 출간했고 한강, 김연수, 정세랑 등 한국 소설가들의 작품을 알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그에겐 부족했다. 저자는 일본 독자들을 만나 한국 책을 직접 소개하고 싶었고 결국 진보초 거리에 일본의 유일 한국 전문 책방을 열게 된 것이다. 책방에는 3500여 권의 한국어 원서와 일본어로 쓰인 500여 권의 한국 관련 서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문학을 주제로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가 이 곳을 운영하면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엮었다. '책거리'를 도와줬던 진보초 거리의 서점 사장님들을 비롯해 책거리와 쿠온출판사의 직원들, 어딘가 엉뚱한 면이 있는 손님들, 좋은 작품을 잘 만들자고 합심한 출판 편집자들·북디자이너·마케터, 한일 양국의 작가 등 책방과 인연을 맺은 수많은 이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당초 저자는 '7주년인 2022년 7월 7일에 77명'의 손님 이야기를 담는 프로젝트로 이를 준비했었다. 그러나 2022년 1월부터 준비해 서른명 정도 썼을 무렵 그는 믿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길면 6개월, 짧게는 3개월 살 수 있어요." 암 진단을 받게 된 것이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죽음이라는 것이 이렇게 갑자기 와도 되는지 올 수 있는 것인지 전혀 몰랐다"고 했다.
다행히 수술을 받고 암을 극복해 온 저자는 다시 책방으로 돌아와 일본에 한국문학을 알리는 일을 이전처럼 즐겁게 이어가고 있다. 그를 계속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은 '좋아하는 마음' 하나 때문이다.
그는 이같이 전한다. "누구든 무언가를 해 내겠다는 마음을 굳게 먹었다면 결과와 상관없이 했을 것이다. 나 역시 실패한 경험이 성공한 경험보다 훨씬 많다. 그런데 결과가 눈 앞에 없는 것과 실패는 다르다. 일단 책이 제대로 된 옷을 갖추고 나오면 그것만으로도 성공한 것 아닌가. 거기서 많이 팔리면 더더욱 성공한 것이고.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이 일은 결국 다 좋아서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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