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편견깨기 나선 발달장애인들 '브이로그' 도전

사회적 편견깨기 나선 발달장애인들 '브이로그' 도전
일배움터 브이로그 크리에이터 동아리서 촬영·편집
"사진 찍고 편집, SNS로 소통하며 일상과 생각 공유"
  • 입력 : 2020. 06.11(목) 17:26
  • 강다혜기자 dh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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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배움터의 '청년 발달장애인의 SNS 사회적 관계망 형성을 위한 브이로그 크리에이터 동아리 프로그램'에 참여한 발달장애인들이 영상을 만들고 있다. 사진=일배움터 제공

"낯선 내용이라 어려웠지만, '함께'여서 기쁘고 행복했어요" 발달장애인 고희선(37)씨는 친구들과 영상을 직접 만들고 공유했던 때를 떠올리며 웃음을 지었다.

제주도내 발달장애인에게 사회서비스와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이자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인 '일배움터(원장 오영순)'가 청년 발달장애인들과 함께 운영하는 브이로그 크리에이터 동아리 프로그램이 눈길을 끌고 있다.

프로그램은 발달장애인들이 사진·동영상으로 자신의 생각과 일상을 표현하고 SNS로 타인과 소통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기초 이론교육 10회, 현장실습 10회, 자조활동 10회, 사전·사후평가, 영상 발표·평가회, 영상 공모전 출품의 순으로 진행 중이다. 2019년 9월부터 시작해 5월 31일 활동이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활동 진행이 미뤄져 오는 7월 말 활동이 종료된다. 현재는 '플로베TV'라는 이름으로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기초교육에선 촬영 기법과 저작권 등 이론교육을 진행한 후 실내에서 촬영·편집 등을 연습했다. 실제 현장실습에선 관광지, 동네 주변, 맛집, 카페 등을 찾아다니며 사진·영상 촬영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주로 일배움터 사무실 주변에서 활동이 이뤄졌다. 참여자들은 9명 내외로 팀을 이뤄 일배움터 근처 유리온실에서 꽃을 촬영하고, TV광고를 패러디한 영상 등을 만들었다. 영상 촬영, 모델, 편집, 촬영물 SNS 게재 등을 분담해 직접 수행하고 있다. 이후 평가회에선 결과물을 공유하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발달장애인 이경관(32)씨는 "영상 제작과 편집 기술을 익히는 게 어려웠지만 친구들과 함께하고 강사님들이 도와줘 힘들지 않았다"며 "새로운 걸 배울 수 있어서 기쁘고 행복했다"고 전했다.

고희선씨는 "카메라 찍는 법, 촬영의 원리 등 새로운 걸 배울 수 있어 좋았다"며 "활동 기간이 짧아서 아쉬웠고, 다음에 또 한다면 꼭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그램을 지도한 강승부 팀장은 "발달장애인들이 SNS 계정을 만들고, 서툴지만 조금씩 자신의 일상과 생각을 타인과 소통하고 있다"며 "담당자 없이도 스스로 사진과 영상을 직접 자유롭게 만들고 편집하는 역량을 길렀다"고 말했다. 이어 강 팀장은 '발달장애인들은 사회 적응력이 낮아서 안된다'는 사회적 인식과 편견을 깨고 싶다"고 했다.

한편 일배움터는 2005년 12월 개원 후 일반 사업체에 취업이 어려운 도내 중증장애인에게 원예, 카페, 도자기 등 직업교육 뿐 아니라 동아리·봉사활동 등을 진행하며 지역사회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40명의 청년 발달장애인들이 일배움터 직원으로 근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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