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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 온몸, 맨몸으로 수난의 시대 헤쳐간 그들
단편 9편 엮은 안재성 소설집 ‘달뜨기 마을’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0. 05.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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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작가가 전태일 열사의 혼이 담긴 청계노조를 처음 찾았던 때가 1984년. 당시 20대 초반의 앳된 문학청년이던 그는 이소선 어머니와 조합 간부들이 베풀어준 따스한 정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이소선 어머니는 온종일 노점에서 헌옷가지를 팔아 번 돈으로 노조 간부들에게 월 5만 원씩 생계비를 나눠줬고 선전부장을 맡았던 그에게도 똑같이 했다. 1989년 그는 첫 장편소설 '파업'으로 제2회 전태일문학상을 받는다.

그는 그때 진 마음의 빚으로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는 지금까지도 서민대중의 이야기를 쓴다. 재미난 것들이 무궁무진하지만 그는 여전히 약자들이 자신의 권익을 찾아 싸우는 사연을 붙잡고 있다.

전태일 50주기 기념 소설집 '달뜨기 마을'도 다르지 않다. 안 작가가 최근 2년간 시사월간지 '시대'에 연재해온 단편 중에서 9개를 추린 작품집으로 지난 100년 한국의 놀라운 변화를 주도했으나 주목받지도, 존중받지도 못한 민초들의 삶과 투쟁을 그린 단편들이 묶였다.

'이천의 모스크바'에서 '캐디라 불러주세요'까지 한국 현대사 100년의 연대기처럼 3부로 엮은 소설은 대부분 본인이나 유족의 직접증언을 토대로 썼다. 소설의 등장인물과 사건의 줄거리는 실제 사실에 바탕을 두었고 가독성과 익명성을 위해 약간의 각색만을 거쳤다.

표제작 '달뜨기 마을'은 나룻배 모양의 타원형 분지에 십여 가구가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동네를 출발점으로 일제강점기에서 오늘날에 이르는 굴곡진 역사를 '마지막 여맹위원장' 한연희를 중심으로 풀어냈다. 좌익활동을 이유로 두 차례에 걸쳐 꼬박 12년의 옥살이를 하면서도 사상전향서 쓰기를 거부했고 탄핵정국 이듬해 봄에 향년 97세로 이승을 떠난 한연희란 여성을 통해 그들이 바라던 세상은 어디까지 왔는지 묻는다.

소설에 나오는 사람들은 온몸, 맨몸으로 수난의 시대와 인생을 헤쳐나간 공통점이 있다. 오직 뜨거운 가슴으로 생을 살아온 그들이야말로 무대의 참주인공이다. 목선재. 1만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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