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제주문화계가 뛴다] (5)사단법인 제주어연구소

[새해 제주문화계가 뛴다] (5)사단법인 제주어연구소
제주정신·제주문화 담긴 우리말 지키기 계속
  • 입력 : 2019. 01.16(수) 2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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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제주시 조천읍 선흘1리 동백동산습지센터에서 진행된 '현장에서 배우는 제주어' 강좌 참가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16년 방언전공자 주축 개소
제주어 수집·연구와 교육 지속
제주어 문답하는 누리집 인기
8월엔 국립국어원장 초청 강연
전문·대중성 살린 기관지 발간

"'안녕하우꽈', '안녕하수꽈', '안녕하심꽈'의 표현이 맞는지 알고 싶습니다."

"무엇무엇이 '없다'라는 의미로 '어수다', '엇수다' 중 바른 표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그곳의 누리집(홈페이지)은 뜨겁다. 제주어에 대한 궁금증을 가진 이들이 수시로 문을 두드린다. 질문만 넘치는 공간이 아니다. 이내 조근조근한 답변이 달린다. "'안녕허우꽈'로 쓰는 게 좋을 듯합니다." "'없다'의 방언형은 '엇다, 읏다'는 물론 경우에 따라 '없다, 읎다'로도 나타납니다. '엇-'이 어간이 되니 '엇-+-수다'로 분석해야 합니다."

제주시 영평동에 자리잡은 사단법인 제주어연구소. 누리집을 들여다보면 제주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제주어 간판에 쓰일 제주어 표기가 맞는지 질문하고 제주에서 인생 2막을 열어가는 이들이 제주어를 배우고 싶다며 교육이 언제 개설되는지 물어온다. 제주어연구소는 제주어가 낯선 이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민간 연구소다.

'제주어, 함께 지켜야 할 소중한 우리말입니다'를 신조로 제주어연구소가 문을 연 날은 2016년 8월 5일이다. 제주대 국어국문학과에서 퇴임한 강영봉 교수를 주축으로 제주방언 전공자들이 참여했다.

유네스코가 소멸위기 언어로 분류한 제주어를 '살리자'는 움직임은 진작에 있었다. 제주에는 국내 지자체 중에서 처음으로 지역어 보전을 위해 만들어진 제주어 보전·육성 조례도 있다.

제주어는 단순히 '우리 것'이기 때문에 보전해야 되는 게 아니다. 제주어연구소가 설립 취지에서 밝혀 놓았듯 제주어를 통해 우리는 제주정신을 탐색하고 제주문화를 엿볼 수 있다. "제주어가 사라진다면 본연의 제주정신은 퇴색할 것이며, 전통적인 제주문화 또한 본래의 모습을 찾을 수 없다."

이같은 다짐 아래 제주어연구소는 그동안 체계적인 제주어 수집과 연구, 성인과 청소년 제주어 교육 등을 이어왔다. 올해도 제주어를 지키자는 마음으로 사업이 계속된다.

연구소 설립 기념일인 8월 5일에는 '한국어 정책과 방언' 주제 소강춘 국립국어원장 초청 강연이 있다. 제주어학교 운영, 제주어 특강, 분야별 제주어 구술 채록과 보고서 발간도 잇따른다. 제주어에 대한 학문적 접근만이 아니라 대중적 관심도를 높일 수 있도록 짜여지는 기관지 '제주어' 2호도 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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