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사랑 남기고 떠난 김선웅군 의인상

끝까지 사랑 남기고 떠난 김선웅군 의인상
LG 복지재단 "김선웅군 숭고한 뜻 기려 의인상 수여"
손수레 끌던 할머니 돕다 교통사고 후 7명에 장기기증
  • 입력 : 2018. 10.16(화) 18:15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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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레를 끌던 할머니를 돕다 교통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진 뒤 7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난 고(故) 김선웅(19)군이 LG의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LG복지재단은 김선웅군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하고, 유가족에게 5000만원을 전달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김군은 지난 3일 오전 3시쯤 제주시 도남동 정부종합청사 인근에서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귀가하는 길에 손수레를 끌고 오르막길을 오르던 할머니를 돕다가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제주지방경찰청이 공개한 CC(폐쇄회로)TV 영상 속에는 할머니가 끄는 수레의 바퀴가 도로 틈에 빠졌는지 도통 움직일 기미를 보이자 않자 김군이 할머니 옆으로 다가가 수레를 끌고 가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김군은 할머니와 함께 수레를 끌고 횡단보도를 건너다 승용차에 치였다. 뒤에서 손수레를 밀던 할머니는 사고를 면했다. 2남 1녀 중 막내인 김군은 식당을 운영하는 아버지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야간에 아르바이트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머리를 크게 다친 김군은 사고 직후 제주시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지난 5일 뇌사 판정을 받았다. 과거 오랜 기간 병상에 누워있던 어머니를 잃었을 때 장기기증을 약속했었던 뜻에 따라 김군은 지난 9일 7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김군의 아버지는 모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은 바쁜 시간 쪼개가며 남 일을 돕는 걸 좋아하던 착한 아들이었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LG복지재단 관계자는 "평소 봉사 활동을 많이 했고 그날도 선행을 베풀다 불의의 사고를 당했지만 우리사회에 큰 울림을 전하며 떠난 김군의 숭고한 뜻을 기억하고, 유가족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기 위해 의인상을 수여키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LG 의인상은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은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해야 한다"는 고(故) 구본무 전 LG회장의 뜻을 실천하기 위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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