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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도의 현장시선] 비행기가 해외 출퇴근용 대중교통이 될 수 있다는 꿈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입력 : 2018. 07.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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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정말 기가 막힌 생각이라고 무릎을 탁 치게 되는 순간이 있다. 물론 좋은 의미로 그럴 수도 어이가 없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말이다. 그런데 최근 무릎을 탁 치게 되는 발언을 들었다. 민선 7기를 힘차게 시작하고 있는 원희룡 도지사에게서 나온 발언이 그것이다.

발언의 취지는 이렇다. 제주제2공항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앞으로는 비행기가 대중교통이 돼 도쿄, 상하이 등으로 출퇴근이나 출장을 다니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래에는 저비용항공을 통해 항공이 대중교통이 되는 시대가 올 것이고 이를 대비해 제2공항 건설이 바람직하다는 것이었다.

아마 당장의 얘기는 아니고 다가올 미래에 대한 본인의 꿈을 얘기한 것으로 보이는데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인가? 국가의 국경이 사라지고 누구나 어디서든 일할 수 있고, 이동의 자유도 보장되니 말이다. 심지어 중국이나 일본에서 출근하고 제주에서 퇴근할 수 있는, 또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한 그런 세상이라니! 그야말로 유토피아가 따로 없다. 특히 역사, 외교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한국, 일본, 중국이 제주를 통해 하나의 생활권이 되어 말 그대로 지구시민으로써 자유롭고 평화로운 공존의 길을 갈 수 있다니 이 어찌 반기지 않을 수 있나? 그야말로 평화의 섬 제주가 진짜로 실현되는 순간이다.

하지만 당장의 현실은 원지사의 꿈을 이뤄주기엔 참으로 가혹하다. 일단 출퇴근 시간에 맞춰 출발할 비행기편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가격도 비싸다. 하긴 제주에서 육지부 공항을 통해 출퇴근도 시간상 그리고 가계경제상 불가능한데 이를 논해서 무엇 하겠는가? 원지사의 꿈이 이뤄지려면 적어도 제주-김포 노선만큼 상하이와 도쿄에서 제주로 수많은 비행기가 오고 가야 가능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저가항공사와 항공편이 더욱 많아질 것이고, 가격이 더욱 내려가는 효과가 발생할지도 모른다. 버스비 정도로 출퇴근이 가능한 날이 올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제주도는 현재 들어오는 1600만명의 관광객보다 적어도 3~4배 이상인 입도 기준 5000만명 이상이 들어와야 한다. 제2공항이 뿐만 아니라 제3, 제4공항을 더 건설해야 가능한 얘기다.

그러나 대중교통 수준의 항공천국 제주도가 치룰 대가는 엄청나다. 생활쓰레기, 하수처리, 교통, 식수대책, 에너지수급, 생태계수용성 등 모든 것이 고장나버릴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그리고 엄청난 인프라구축과 같은 물리적인 것 말고도 해결해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외교 분야다. 중국과 일본을 출퇴근 수준으로 오갈 수 있을 정도가 되려면 국가 간 관계개선은 물론 입국절차가 외교관 수준으로 간소화되어야 하는데 그것이 가능하냐는 부분이다. 당장에 전쟁의 위험을 피해 제주로 들어온 난민도 제대로 수용하지 못해 난리 아닌 난리를 치르고 있는 제주도정의 행정력으로 가능한 일인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지사를 뽑아준 건 도민이나 지사의 허황된 꿈마저 도민이 동의할 이유는 없다. 그리고 도정을 이끄는 책임자로서 할 수 있는 말이 있고, 할 수 없는 말이 있다. 그만큼 말의 무게가 큰 자리가 도지사의 자리다. 그런데 이번 발언은 참으로 솜털처럼 가볍기 이를 때 없다. 꿈보다 해몽이라지만 원지사의 꿈도 그리고 그 해몽도 위태롭긴 마찬가지다. 제주가 커지는 꿈이 도민을 괴롭히는 무리한 양적팽창이 아니라 도민의 삶의 질이 커지는 꿈이길 간곡히 바라본다.

<김정도 제주환경운동연합 정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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