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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미경의 문화광장] 너의 죄를 다 고해 바치면 수명이 짧아져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입력 : 2018. 02.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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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이 다가오면 양말 한 켤레지만 설빔으로 준비해주신 선물을 받고 좋아라했던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이제는 가족들의 설빔과 세뱃돈도 준비하고 밤을 새우면서 재미있는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다면 조금은 더 화목한 시간을 가져볼 수 있을 것 같다.

"섣달 그믐날 밤에는 잠자지 말라게, 잠자면 눈썹이 희영허게 쉔다게, 알암시냐?" 할머니께서는 잠을 자려고 할 때마다 겁을 주셨다. 밀가루로 눈썹을 하얗게 만들고는 시치미를 떼시며 장난했던 아버지의 모습도 좋은 그리움으로 남는다. 설을 맞이하면서 가족들의 건강과 만복을 기리는 의식의 하나로 오래전부터 내려온 생활 속 문화이다. 그렇게 밤을 세면서 설날을 맞이했던 그럴싸한 이유가 있었다. 몸을 관장하는 신들이 자기관리를 제대로 잘하고 있는지 한 해 한 해를 도리에 맞는 생활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죄를 보고한다고 한다. 가정과 부엌을 지키는 조왕신 앞에서 아궁이에 불을 떼면서 화를 내거나 나쁜 말을 하면 안된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가족을 위해서 정성을 다해야 할 부뚜막에서 함부로 소리를 내거나 나쁜 마음을 먹는다면 과연 그 밥을 먹는 가정이 평안할까를 생각하면 틀린 말도 아니다.

도교 경전 중 하나인 태상감응편(太上感應篇)에서는 삼시충(三尸蟲)은 사람의 몸 가운데 있으면서 60일마다 돌아오는 경신일(庚申日), 밤이면 사람이 잠든 사이에 하늘에 올라가서 그동안의 죄과를 낱낱이 고하여 수명을 깎는다. 그래서 연중 마지막으로 보고하는 섣달 그믐날은 잠과 싸우면서 건강과 새해 복을 빌며 가정의 평안을 기원했다. 앞에서 언급한 삼시충은 무엇을 관할하며 우리의 단명을 노리는지 알아보자.

상시(上尸)는 사람의 머리 위에 있으면서 뇌 부위를 괴롭혀서 머리를 무겁게 하고, 눈을 어지럽히고, 눈물과 콧물, 귀가 들리지 않게 하고, 입 냄새와 이를 빠지게 하고, 주름지게 하고, 머리를 하얗게 만들어 수명을 단축시키게 한다고 한다. 중시(中尸)는 사람의 가슴과 배에 있으면서 심장을 애태워 오장육부에 질병을 만들고, 여러 가지 색(色)과 맛을 탐애하게 하며, 악몽으로 귀신과 교정(交情)하게 하고, 병적 이명(耳鳴)을 일으키고, 식은땀과 낮엔 멍청하고 밤엔 놀라게 하여 사람을 일찍 죽게 만들어 제사를 받아먹기를 즐긴다고 한다. 하시(下尸)는 사람의 위와 발에 있으면서 사람의 하관(下關)을 상하게 하며, 여색을 탐하게 하고, 밤에는 귀신과 통하게 하여 정기를 쇠하게 하며, 근육과 뼈와 골수를 마르게 하고, 소변을 자주 보게 하는 등 사람을 빨리 죽게 만들어 제사 음식을 받아먹을 때를 기다린다.

삼시충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존재여서 이놈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자신들의 숙주인 인간이 가급적 죄를 많이 짓도록 뱃속에서 감정을 부추기고 충동질하여 나쁜 짓을 하게 해서 어떻게든 수명을 깎아서 빨리 늙도록 한다고 한다. 삼시(三尸)는 결국 한평생 함께 하기 때문에 도리에 맞는 삶을 강조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인간으로 살면서 어찌 잘못으로 인한 충돌과 갈등이 없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당연하게 사는 것과 스스로 그 잘못을 알고 사는 것의 가치는 다른 것이다. 권선징악을 중요시했던 선조들은 죄과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겠지만 좋은 날 무엇보다도 정갈하고 바른생활을 자손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마음이 더 컸을 것으로 생각된다. 무엇에 의해 죄를 저질러진다고 파악한 데서 삶의 존재는 커질 것이고,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한번 질문을 해봐도 좋을 것이 어쩌면 삼시라는 신의 영역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노미경 한국스토리텔링작가협회 제주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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