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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지금 우리의 삶 치유할 방책 신화에 있다
허남춘 교수의 '설문대할망과 제주신화'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17. 06.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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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영웅 많은 제주도 신화
전설로만 남은 설문대할망
본풀이 속 상징성 찾아내야


제주섬을 창조했다는 설문대할망. 그에 얽힌 이야기는 한라산과 오름, 우도, 성산일출봉 등을 통해 전승되고 있다.

설문대할망은 흙을 앞치마에 퍼담아 한라산을 만든다. 그런데 치마에 구멍이 나있어 그 사이로 새어나온 흙이 360여개 오름이 됐다. 제주에서 육지까지 그 멀고 깊은 바다를 가로질러 다리를 놓아주려다 그만둔 이야기도 있다. 설문대할망은 큰 바위 위에 솥을 걸고 밥을 짓거나 우도를 빨래판으로 삼아 빨래도 했다. 오백 아들을 먹이기 위해 죽을 쑤다가 죽솥에 빠져죽고 말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온다.

허남춘 제주대 교수가 '설문대할망과 제주신화'를 통해 지금 우리의 삶을 치유할 방책으로 설문대할망과 제주도 신화에 주목했다. 아들을 위해 죽솥에 빠져죽은 설문대할망의 순수증여 정신은 힘센 어머니로서 세상을 지탱하는 모성성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제주도 신화에는 상생과 화해, 순환의 질서 등을 환기시키는 공존과 공생의 정신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남겨진 기록신화의 주인공은 대개 남성영웅들이다. 반면 제주에 구비전승되는 신화에는 여성영웅들이 많다. 역사가 진행되는 과정에 여성은 남성의 주변이나 하위문화가 되면서 남성 주인공 일색의 신화가 나타나는 양상과 사뭇 다르다.

허 교수는 그 배경으로 섬이라는 격절된 환경을 꼽았다. 정치적 중심에서 먼 바다 건너인 '지정학적 이점'이 더해져 고대에서 중세에 이르는 남성 중심주의 문화가 제주에서는 기승을 부리지 않았다. 남성중심 사유인 유교가 18세기까지 민중 속에 틈입하지 못했고 원시적인 무속 사유가 오래 지탱할 수 있었다. 아이의 탄생을 다루는 삼승할망, 인간의 운명을 주재하는 가문장아기, 하늘에서 오곡종자를 가져온 자청비, 바다의 풍요를 가져다주는 영등할망 등은 무속을 통해 우리곁의 여신으로 살아남았다.

창세의 여신 설문대할망은 그 출발점이다. 하지만 죽음으로 끝이 난 설문대할망 이야기는 신의 내력을 풀어내는 제주의 방대한 서사무가에 등장하지 않는다. 전설로만 전해질 뿐이다. 한국의 건국신화 속 태초의 여신들이 고대국가 건국주의 어머니로서 신모(神母)나 곡모(穀母)로 불리며 남아있는 것에 비하면 제주엔 그런 흔적조차 없다. 서사무가 본풀이 속에 설문대할망의 상징성을 찾아내는 일이 과제다.

허 교수는 제주 무속이 지닌 치유의 힘도 강조했다. 제주사람들이 69년전 수만 명이 희생당한 광기의 시대를 건널 수 있었던 건 무속의 역할이 컸다고 했다. 무당이 굿을 하면 병이 낫는다는 식의 허황된 치병의례를 말하는 게 아니다. 죽은 자와 산자가 만나는 굿판에서 제주사람들은 원한에 사무친 과거를 털어내고 일상으로 돌아갈 위안을 얻었다.

그는 "무속 속에 민족의 전통문화가 고갱이처럼 앉아있다"며 "뭇생명을 존중하는 정신을 배워 인간과 자연과 우주가 공존하는 길을 열어야 한다"고 했다. 민속원. 3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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