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 계량장비 '돈 먹는 하마'

음식물 쓰레기 계량장비 '돈 먹는 하마'
대당 170만원… 내구연한은 고작 5년
RFID장비 운영비로 매년 수 억원 소요
감량 효과는 미미하거나 오히려 늘어
  • 입력 : 2017. 05.24(수) 17:10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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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전역에 설치된 음식물 쓰레기 계량장비(RFID)가 잦은 고장으로 인해 애물단지로 전락(본보 18일자 4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작 RFID장비가 음식물 쓰레기 감량은 커녕 운영비와 설치비가 과다 소요되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는 지난 2011년부터 음식물 쓰레기 저감과 도시미관 저해, 악취 등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제주시 50세대 이상 공동주택에 RFID장비 설치사업을 시범적으로 시행하다가, 2014년부터는 클린하우스로 확대했다. 현재(24일 기준) 도내에는 RFID장비가 총 4030대(제주시 3052대·서귀포시 978대)가 설치·운영되고 있다.

 RFID장비는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면서 수거용기에 달려 있는 계량장치에 의해 무게가 자동으로 측정돼 이 무게에 따라 수수료를 교통카드 등으로 납부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RFID장비가 설치된 이후 음식물 쓰레기 저감은 미미하거나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제주시 일평균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은 138.4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5.6톤 보다 4.9%(7.2톤) 감소하는데 그쳤다. 서귀포시는 오히려 늘었다. 올해 1분기 서귀포시 일평균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은 67.95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8.15톤 보다 16.8%(9.8톤)가 증가한 것이다.

 이에 대해 서귀포시 관계자는 "인구와 관광객 증가 등으로 인해 발생량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RFID장비 설치로 음식물 쓰레기에 다른 일반 쓰레기가 섞여나오는 경우는 많이 줄었다"고 해명했다.

 또한 RFID장비를 무상으로 관리해주는 기간이 1년 밖에 되지 않아 매년 수 억원에 달하는 운영비가 소요될 전망이다. 운영비는 1대 당 약 10~15만원 정도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를 통해 환산해 보면 연간 약 5억여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RFID장비의 내구연한이 5년밖에 안돼 5년 마다 교체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RFID장비 1대 당 가격은 160~170만원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RFID장비가 설치되면서 도시미관 저해와 악취 문제가 개선되고 있고, 또 다른 오염을 부추기는 종량제 봉투의 제작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또한 도민들이 RFID장비를 이용하면서 스스로 사용량과 소비금액을 인지하는 효과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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