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홈페이지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본문으로 바로가기

  • 글로벌에코투어
  • 제주국제감귤마라톤
  • JDC 톡톡튀는 교육특강
  • 인민망 중국어판
  • 동오일보

실시간뉴스

뉴스
문화
[신춘한라문예 詩 당선작] 팥죽
이은주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입력 : 2016. 01.04. 00:00:00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매월 달의 소유 기간은 멀면서 가깝다

 쟁반에 빚어놓은 옹심이

 달이 되려면 뜨거운 솥 안에서 익어야 한다

 반은 떠있고 반은 잠긴 달들

 팥물을 빨아들여서 잔뜩 부풀어 있다

 오늘 뜬 달엔 팥죽이 묻어 있다

 붉은 저녁이 걸쭉하게 담긴 그릇마다

 몇 개의 잘 익은 달이 떠있다

 그릇마다 달빛이 새어 나온다

 그릇 하나를 밝히는 달빛,

 하마터면 달빛을 엎지를 뻔 했다

 

 예전에는 어머니의 죽 그릇에 달이 많이 떴었다

 죽보다 달을 먼저 뜨셨다

 만월이 씹히지도 않고 몰락한다

 달이 하나 씩 줄어 들 때 마다 어두워졌지만

 오늘은 어머니의 죽 그릇에 달이 그대로 떠있다

 어디로 가는 길을 비추려고

 죽 그릇에 달 하나를 남겨 두었을까

 달 하나를 남기는 식량

 누군가에게는 달이 되고 부적이 되는 애기동지

 보름으로 갈수록 살이 오른다

 

 동짓날 밤 수십 년째 비어있는 어머니의 밤을 열어 보면

 그릇하나를 밝히는 얼음으로 빚은 달이 무수히 떠있다

 해마다 오는 긴 밤을 비춰줄 달을 꺼내 놓으시는 걸까

 그런 밤이어서 달이 익어 가는 걸까

 저 달이 잘 익으면 드시기 좋겠다

 청상은 불구의 밤을 부적으로 쓰는 달

 저 달들을 골목마다 내걸고 싶다

문화 주요기사
제주 문학인 잇단 작품집… 아이처럼 발견한 … 서울 인사동에 간 '한라산 붉은겨우살이'
제주 양용방 조각전… 인간 존엄 물으며 새를 … 사물에도 생명 있을까… 제주 비아아트 성민화…
한 컷 안에 담은 오늘… 20년 넘게 그려온 제주… 팬데믹 시대 제주서 책과 함께 나눔, 공감, 치…
제주4·3, 이재수, 전태일 그리고 5월의 노래 제22회 고교생 일본어말하기 대회 11월13일 개최
수직적 문법 걷어차고 제주서 모색하는 공감·… '서귀포와 이중섭' 오페라로, 뮤지컬로 만난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한라포토

더보기  
  • 한라산 '사라오름' 만수 장관
  • 미국 워싱턴 '코로나 희생자 추모' 백…
  • 코엑스에 뜬 '달빛왕관-신라금관 그림…
  • '찬투' 북상 강한 파도 치는 제주 섭지…
  • "더 이상은..." 병원을 떠나는 간호사…
  • 코로나19 유휴택시 이용 채소 기르는 …
  • 슬로바키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
  • 9·11 20주년 뉴욕 밤하늘 밝힌 희생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