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모습에 끊임없이 집착하는 사람들
2022-11-2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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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작가의 단편 소설 <명예 살인>은 아름다운 외모가 세상의 전부인 사회, 아름다운 외모가 삶의 전부인 한 여자의 비극적인 결말을 담아 낸 작품이다. 이 작품에는 아주 희고 아름다운 피부를 가진 접수처 여직원이 등장한다. 피부과에서 그 여직원을 고용한 이유도 그녀의 얼굴은 항상 빛나고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접수처 여직원의 얼굴을 본 고객들은 큰 기대를 가지며 병원을 신뢰하게 된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여직원의 얼굴에는 걷잡을 수 없을 만큼 트러블이 생긴다. 은행 대출의 도움으로 병원을 열게 된 젊은 의사는 골치가 아파지고 간호사들은 여직원을 멀리하게 된다. 결국 접수처 여직원은 죄송하다는 메모를 남기고 자살한다. 그 후 병원에서는 새로운 접수처 직원을 고용했고 새로운 직원 또한 광채가 나는 아름다운 피부로 모든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이 소설은 끝이 난다.

대한민국은 ‘성형 공화국’이다. 이는 무분별한 성형 수술이 많이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재 상황을 풍자하는 말이다. 남들이 보기엔 아무 문제가 없는 얼굴인데 단지 자신의 열등감과 불만 때문에 수술대에 올라가는 사람이 많아졌다. 원래 성형 수술은 신체적으로 문제가 있을 경우 ‘치료’를 목적으로 진행하는 수술이지만, 현재는 그 의미가 완전히 바뀌었다. 오직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외모를 가꾸기 위한 수술이라는 개념으로 변질된 것이다. 자연적인 아름다움이 아닌 인위적으로라도 만들어진다면 그 화려한 외모가 주위 사람들로 하여금 부러움의 시선을 받게 해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대학 합격과 입학을 앞둔 예비 대학생에게 가장 큰 관심거리는 ‘성형’이라고 한다. 스무 살을 맞이하여 너도나도 성형을 하는 것이다. 특히 스무 살을 앞두고 있는 여학생들의 성형 비율은 압도적으로 높다. 20대의 첫 시작을 예쁘고 멋있어진 모습으로 변하고 싶어서 성형하는 사람이 대다수일 것이다. 왜 수능이 끝나고 20살을 앞두고 있으면 우선 성형부터 하는 것일까? 이런 공통적인 현상은 문제가 있다. 성형이 아니어도 스무 살을 앞둔 예비대학생들이 자기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은 많다. 성형외과의 광고가 한 몫 하는 점도 있을 것이다. ‘고생한 만큼 예쁜 새내기가 되어야겠다!’ 라는 홍보 광고를 본 적이 있다. 마치 성형을 부추기는 광고, 성형 공화국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한 모습이다.

누구나 타인에게 예쁘고 아름답고 멋있어 보이고 싶은 욕망이 있다. 이런 욕망이 더해져 요즘은 '이상적인 외모'와 자신의 외모를 비교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로 인해 나이, 성별 무관하게 더욱 자신의 얼굴에 집착하며 필요 이상의 성형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우리나라는 '인구 대비 성형수술 비율 세계1위' 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부정교합, 안검하수와 같이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성형은 당연히 필요하다. 하지만 취업, 결혼을 위해서 하는 성형은 과연 필요한 것일까? 성형을 부추기는 세상이 되어버린 요즘은 씁쓸하기만 하다. 타인에게 매력적이게 보이고 싶은 것은 인간의 당연한 욕심일지도 모른다. 누구나 자신의 얼굴에 콤플렉스 하나쯤은 있을 수도 있다. 그것이 당신에게 큰 스트레스를 준다면 변화를 주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단지 누군가의 예쁘고 멋있는 얼굴을 보고 동경하는 마음만으로 성형을 한다는 점을 비판하는 것이다.

‘외모도 개인의 경쟁력이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현 사회에서 성형 수술은 자신의 현재와 미래를 위한 확실한 투자라고 보는 의견이 팽팽하다. 하지만 무분별한 성형수술을 함으로써 부작용이 많이 속출하는 것 또한 우려되는 것이 현실이다. 나 역시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의 화려한 얼굴을 보면서 ‘나도 코가 조금만 더 높았다면’, ‘ 나도 얼굴이 저렇게 작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며 예뻐지는 내 모습을 상상해본 적이 있다. 하지만 부작용에 대해서는 한 번도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대부분 성형수술의 부작용에 대해서는 간과하고 있는 거 같다. 유령 수술, 여고생 뇌사사건, 선풍기 아줌마 등 수많은 부작용 사례가 뉴스에 보도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성형 수술의 인기는 식지 않는다. 오히려 더 열풍이다.

외모를 가꾸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 자기관리를 해야 하는 것은 더 나은 자신으로 발전하기 위한 꼭 필요한 과정이다. 하지만 외모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자신의 본 모습을 잃어가면서 무리하게 변화하는 것은 좋다고 볼 수 없다.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을 더 사랑해주고 외모보다는 마음을 더 가꾸는 것에 집중해야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진정한 아름다움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언젠간 한국에서 강남미인, 레푸리카 미인, 짝퉁미인이 사라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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