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열악한 충전 인프라와 높은 구매 비용으로 인해 제주지역 내 수소버스 민간 보급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부가 수소버스에 대한 세제 혜택까지 조기 폐지하기로 하면서 제주도가 반발하고 있다. 제주도는 세제혜택 유지를 위해 전국 광역자치단체와 함께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5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주와 서울시 등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는 정부에 조세특례제한법 개정 중단을 요구하는 공동 건의문을 제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정부는 지난 9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해 친환경 시내·마을버스 공급에 적용되는 부가가치세 면제 특례를 내년 1월부터 폐지하기로 했다.
정부는 그동안 수소·전기를 연료로 쓰는 친환경버스 중 시내와 마을을 오가는 공공 노선에 투입하는 버스에 대해선 부가가치세를 면제해왔다. 부가가치세는 차량 가격의 10%다.
당초 친환경버스 부가가치세 면제 기간은 오는 2028년12월31일까지였지만 지난 8월 정부는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며 이 혜택을 올해 31일자로 조기 종료하기로 했다. 이어 일사천리로 한달 만에 개정안을 제출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제주도의 수소버스 민간 보급은 더욱 위축될 수 밖에 없다.
도내 전기버스는 390여대로 점유율이 50% 가까이 되지만, 수소버스는 지난 2023년부터 보급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24대 도입에 그쳤다. 이마저도 14대는 제주도가 구매한 관용차량이고, 순수 민간회사가 구입한 것은 10대에 불과하다.
보급이 저조한 이유로는 높은 구매 비용 등이 꼽힌다.
수소버스 대당 가격은 6~7억원 수준으로 전기버스에 비해 2배 가량 높다. 구매 보조금으로 제주도와 정부가 국비와 도비를 합쳐 3억5000만원을 지원하지만, 민간에게는 여전히 높은 문턱으로 작용하고 있다.
충전 인프라도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 수소버스가 연료를 공급 받을 수 있는 곳은 2023년 10월 영업을 시작한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버스회차지에 조성된 수소 충전소 1곳 뿐이다. 지난해 9월 제주시 도두동에 규모가 작은 이동형 충전소가 문을 열었지만 안전을 우려한 해당 지역 주민들 반발로 현재는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제주도는 서귀포시에도 수소충전소를 구축하기 위해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지만 영업은 일러도 내년 6월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제주도는 이런 와중에 수소버스 부가가치세 면제 해택까지 폐지되면 민간에선 내년부터 6000~7000만원의 추가 지출을 감당해야 해 보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제주도는 최근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협의에서 부가가치세 면제 해택이 폐지되는 몫만큼 보조금 상향을 추진하겠다는 답변을 얻었지만 실현 여부는 미지수다.
면세 혜택 폐지를 보조금 증액으로 상쇄하겠다는 건 정부 부처가 정부 발의 개정안을 스스로 부정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기후부가 보조금 증액 방침을 내부적으로 세웠다해도 실제 예산안에 반영하려면 기획예산처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지자체가 공동 대응에 나선 것도 이런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 관계자는 "세제 혜택이 폐지되면 보급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며 "이를 철회하기 위해 지자체가 힘을 모으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라일보 기사제보▷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