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시선] 우도의 안전, 규제 공백을 메우는 결단이 필요하다

[현장시선] 우도의 안전, 규제 공백을 메우는 결단이 필요하다
  • 입력 : 2026. 03.06(금) 02:30
  • 고성현 기자 kss0817@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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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 본섬에서 배로 15분, 에메랄드빛 바다와 유채꽃이 어우러진 우도는 연간 15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제주의 대표적인 명소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의 이면에는 늘 '교통혼잡'과 '안전사고'라는 고질적인 숙제가 따라다닌다. 최근 제주특별자치도가 발표한 '우도면 내 자동차 운행제한 연장 명령'은 이러한 숙제를 풀기 위한 고심어린 결단으로 읽힌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명확하다. 오는 19일부터 전동 킥보드(PM)와 미등록 전동카트, 책임보험 미가입 차량, 그리고 내연기관 이륜차의 우도 내 운행이 전면 금지된다. 이는 단순히 이동 수단을 줄이겠다는 뜻이 아니라, 법망의 사각지대에서 독버섯처럼 자라난 '안전 불감증'에 경종을 울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간 우도는 이른바 '규제 공백'의 전장이었다. 지난해 8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16인승 전세버스와 전기 렌터카의 운행 제한을 완화하자, 일부 업체들은 이를 악용했다. 안전 인증조차 받지 않은 미등록 전동카트를 들여오고, 사용신고 의무가 없는 시속 25㎞ 이하의 저속 이륜차를 대거 투입해 영업에 활용했다. 규제의 취지는 무색해졌고, 좁은 우도의 도로는 정체불명의 탈것들로 가득 찼다.

결과는 참혹했다. 지난해 11월, 렌터카 사고로 3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하며 우도의 교통안전은 한계치에 도달했음을 증명했다.

사고 직후 렌터카 운행을 다시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제주도는 고심 끝에 '선별적 허용'과 '철저한 관리'라는 중도안을 택했다. 지역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는 전세버스와 전기차는 유지하되, 사고 위험이 크고 관리가 어려운 무등록 기기들은 도려내기로 한 것이다.

물론 이번 조치에 대해 관련 업계의 반발이나 관광객의 불편함이 제기될 수 있다. 편리한 이동권은 관광의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전'보다 우선하는 가치는 없다. 번호판도 없고 보험에도 가입되지 않은 전동카트가 골목길을 누비는 상황에서, 관광객의 생명과 주민의 일상을 담보로 한 경제 활성화는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이제 공은 집행과 단속으로 넘어왔다. 제주도는 오는 19일부터 유관기관 합동 단속을 예고했다. 단순한 계도를 넘어, 불법 운행 기기를 뿌리 뽑는 단호한 집행이 뒤따라야 한다. 동시에 우도 내부의 교통 체계를 더욱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 렌터카와 전세버스가 허용된 만큼, 보행자와 차량이 섞이지 않는 동선 분리와 안전 시설물 확충이 병행돼야 이번 명령의 진정성이 빛을 발할 것이다.

우도는 제주 관광의 자부심이다. 이번 운행제한 변경이 규제 완화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안전한 우도'라는 브랜드를 회복하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사각지대의 무등록 차량을 걷어낸 자리에 관광객의 웃음소리와 주민의 안녕이 안전하게 자리 잡길 바란다. <송규진 제주YMC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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